
절망적인 외로움을 이긴후...
장혜영
2001.03.03
조회 35
봄을 재촉하는 비가 초록색 생명에게 생기를 넣어 주었다.
죽은듯 단단하던 대지가 가슴을 열고 마음껏 봄을 호흡하는 소리가 요란하기조차 하다.
서서히 다가오는 봄기운은 산기슭에 채 녹지 않은 겨울의 흔적을 무안하게 한다.
봄비에 촉촉히 젖어 있는 공기는 굳은 내 마음에도 녹녹한 여유를 가져다 주며 밤새 절망같은 외로움에 시달리며 뚝뚝 떨어지던 눈물을 닦아 주고 있다.
삭풍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논두렁에 분주한 봄의 몸놀림이 보이는듯 하다.
죽어있는듯 보이는 자연의 색깔속에서 연초록의 희망을 볼 수 있음은 아직도 사람은 자연속에서 순수와 본성을 찾을 수 밖에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리라.
지난밤 절망의 난간에서 삶을 향해 허우적대는 간절한 손놀림이 얼마나 애절했던가.
금방이라도 죽을듯이 천식환자처럼 고르지 못한 숨을 내뿜으며 가슴을 짜는 고통의 순간이 지나고 보니 다시금 살고자 하는 용기와 의지가 생겨나 주는 것이 고맙기만 하다.
창밖으로 서서히 걷히는 어둠을 직시하면서 고통의 끝이 없으면 어쩌나 내심 두려워 했다.
두레박속에 끊임없이 담아지던 눈물이 새벽녘에서야 겨우 새우잠을 자는 내 영혼을 쉬게 한다.
눈을 뜨니 봄햇살이 창문을 통해 밤새 지독한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나를 적나라하게 비추고 있지만 다행히도 어둠이 지나간 아침이 나에게 한없는 위로를 주며 다시는 외롬움에 묻히지 말라고 충고를 한다.
이동건 종이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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