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조그만 건설회사의 경리로 4년 7개월 직장생활을 했고 지금은 아이의 출산으로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만삭의 몸으로 힘들었지만 사장님의 따뜻한 배려로 마음 편히 일 할 수 있었고, 딸같이 정말 잘 대해 주셨습니다. 저희 사장님,정말 외롭고 불쌍하신 분이셨어요.
작년 봄, 그렇게 좋아하시던 술, 담배로 인해 큰 수술을 받으셔야 했고, 일을 그만 둔 기사가 퇴직금을 주기로 한 날도 되지 않았는데 그 사이를 못참아 병상에 누워 계신 사장님을 노동청에 고발하여 불려가셔야만 했습니다.
건설경기가 너무 어려웠고 공사를 따내기 위해선 서울로 지방으로 몇일씩 가셔야 했습니다.비행기가 뜨지 않으면 밤열차에 몸을 실어야 했었고 곧 될 것 같은 공사는 정말 몇 년씩 끌닫가 헛고생으로 수포로 돌아가야 하는일이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이번 공사도 사장님의 모든 것, 전부를 걸어 열심히 하였는데 충격이 크셨나봅니다.
빚은 자꾸만 늘어가는데 돈은 흙파서 생겨나는 것도 아니구요.
작년 연말 받지 못한 퇴직금으로 몇 차례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저희 사장님 저에게 월급 한번 늦춰본 일이 없어서 퇴직금은 사실 걱정 안하고 어련히 잘 챙겨 주시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일은 심각했습니다.
같이 일하던 몇분도 공사가 되지 않아 공사가 되면 같이 일을 하시기로 했고 사무실은 문이 잠긴채 전화벨만 울렸답니다. 사장님께선 술과 담배로 시간을 보내셨나 봅니다.
올해, 64세 일찍이 사무님과 헤어지는 아픔이 있었고 외롭고 아프고 힘들어도 같이 있어줄 분이 계시지 않았기에, 그리고 좋지않은 일이 복잡하게 얽키고 설키고 모든 일이 수월하지가 않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화를 드렸을 때 사장님께서 슬프게 우시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며 끊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저에게 눈물을 흘려야만 하였을까요?
그리고 얼마후 저희 사장님께서 저 세상으로 가셨다는 전화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사장님!
저는 따뜻한 봄이 오면 저희 아이를 업고 사장님 만나 뵐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돌아가시면 어떡합니까.
이번 겨울 유난히 춥습니다.
저 세상에서 따뜻하게 마음 편히 잠 드셨으면 합니다.
한번씩 저 사장님 꿈을 꾸는데 너무나 보고싶은 간절한 마음이겠죠.
사랑합니다. 사장님
그리고 전국에 계신 모든 사장님 힘내세요.
사장님이 좋아하신노래
이택림의 내 마지막연인에게

하늘나라로 가신 보고싶은 사장님
이운주
200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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