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우리아파트
임윤미
2001.03.05
조회 34

처음뵙습니다. 저는 25살의 파릇파릇한 아줌마로 수다가 취미랍니다.

남편에게도 조잘조잘,9개월된 딸에게도 조잘조잘,친구에게 전화가 와도 조잘조잘,

라디오에도 수다를 떨고 싶었는데 그동안 팩스나 컴퓨터가 없어서

무척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최근 두개가 모두 생겼지 모예요

이젠 물만난 물고기처럼 많이 많이 사연올리겠습니다.

오늘 제가 하려는 얘기는 우리 아파트 얘기랍니다

우리는 시골시댁에서 살다가 여기로 이사온지는 4개월째에요

13평원룸이라 우리 신랑말로는 일반가정집은 별로 없을거라나요

근데 정말로 그런가봐요. 반상회를 한다고 삼일전부터 방송을 해도 막상 반상회

당일엔 한사람도 나오지 않아 다음날로 연기하겠다고 하기도 하고

부녀회를 결성한다고 방송을 해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는지

열번도 넘게 방송을 해서 하도 시끄러워 우리 남편이 내려갔답니다

10분쯤 지나 돌아와서 하는말이 아줌마 몇이서 부녀회장이니 총무니 간부 다하고

관리비지출내역을 공개하라는 둥 말만 많고 시끄럽다는 거에요(근데 우리 신랑도 웃기죠?부녀회인데 왜 자기가 가는지) .

다음날이 되자 오전부터 다시 부녀회소집방송을 하는거에요

또 사람들이 오지 않는지 경비아저씨 두분이 어제 월급얘기로 속이 상해 그만두셔

서 경비를 보충해야하고 그 외에 안건이 많다며 빨리 나오라고 독촉방송을 하고..

거기서 끝이 아니랍니다. 다음날엔 관리소장님의 고별방송이 이어졌습니다.

"에- 가내 평안이 어쩌구~ 오늘 부녀회장님이 관리실업무에서
손을 떼라고 해서! 금일부로 저는 소장직을 사임하게 되었습니다"(2번 방송함)

남편이 소장님을 보고는 점잖고 괜찮은 사람같다고 하던 말이 생각나 남편에게

그날 있었던일을 다 말해주었지요 부녀회결성한다고 시끄럽더니

경비아저씨 두분 다 짜르고 관리소장도 짜르고 근데 진짜 웃기는 건요

고별방송까지했던 관리소장님이 아직도 관리소장님이라는 거에요

우리남편이 그만두셨다더니 어떻게 된거냐니까

쑥쓰러운지 웃으며 임원들이 하도 붙잡아 그냥 있기로 했다나요?

왜 컴백방송은 안하셨나몰라.

샤크라의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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