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아버지는 동네에서 소문난 인상이 무서운 분이십니다.
제동생 친구들도 한번 보고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뒷걸음치고 달아날정도이고,
혹시 조폭(조직폭력배두목)이 아니냐고 묻더군요.
검게 그을린 피부.. 큰키.. 약간굽은 어깨..
적당히 나온 배.. 약간 힘이들어간 눈썹.. 팔에난상처..
이모두가 저의 아버지가 엔지니어(기계를다루는직업)라는
직업때문에 난것인데도 인상이 무섭다는 이유만으로 받은 오해였습니다.
물건을 사거나.. 가끔 운전하다가 잦은 말다툼이 생길때에도
아버지의 인상때문에 쉽게 해결이되곤 했습니다.
(그냥 죄송하다고 하면서 가시는경우가 많았어요. )
우리 형부도 저희 아버지만보면 안절부절못하고,
제가 사귀는 오빠도 한번보고나서 공포에 질린 표정을 했습니다.
그러던중 사귀는 오빠와 삼백일되는 날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여행가신다고 하셔서 저는 사귀는 오빠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물론 부모님이 아시면 큰일나는 일이었지만은...
사랑하는 오빠와 오붓하게 함께 지내고싶어서 집으로 초대를 하였습니다.
오빠는 샴페인과 케익을 사가지고왔고,
저는 멋진 음악을 틀어주며 흐믓하게 오빠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장면 처럼 말이죠.. 크크크..
그런데 갑자기 벨이 울렸습니다.
여행가신 부모님이 올리도 없는데 말이죠.
놀라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잡상인 인줄 알고 넘기려고했는데..
대문열쇠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야말로 초 비상상태돌입이었습니다.
본능적으로 오빠는 신발을 들고 농속으로 숨어버렸고,
저는 케익과 샴페인을 숨겼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돌아오셨습니다.
가신지 두시간도 안되었는데 그냥 돌아오셨습니다.
그이유는.. 길도 많이 막히고..
가는길에 타이어가 펑크나서 돌아오셨다고 하셨습니다.
아이구.. 아뿔사.. 우찌 이런일이..
부모님이 눈치채실까바 노심초사 안절부절이었고,
그렇게 오빠와의 삼백일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저녁에 잠시 외출하신틈을 타서
장농을 열어봤더니..
기진맥진.. 겁에질린 오빠의 표정이 아직도 선합니다.
장작.. 6시간넘게 화장실도 가지못하고 배고픔과
두려움에 떨고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불쌍한 오빠를 보니 참으로 할말이 없었습니다.
솔직하게 부모님께 말했다면 낳을뻔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순간 너무당황을해서리.. 흑흑..
오빠는 다리가 절이다며 제대로 농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는걸
제가 겨우 부축을해서 내려주었고, 얼굴과 머리는 땀으로 젖어있었습니다.
그리곤 아무말없이 저의 집을 나갔습니다.
무슨말을 해야할지.. 미안하다는 말이 정말 미안할때는 나오지 않더군요.
저의 아버지가 무서운분만아니었대도..
케익을 같이먹고있었다며 말을 해도 될문제였는데 말이죠.
그리곤 오빠가 한동안 연락을 안해서 무척 괴로웠답니다.
어그제가 오빠와 600일되는 날이었습니다.
케익을 먹으면서 그날일을 이야기하는데 웃음이나오더군요..
아직도 오빠는 저의 아버지만 보면 멀리서도 차를 돌리고
저를 내려주고 집으로 슝~ 하고 가버립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장농속에서 보낸 하루가 우리에게 가장큰 고비였습니다.
그래도요 저는 저희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유승준-나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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