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에 이어 가라앉은 기분이 좋아지질 않아서
이렇게 몇자 적습니다.
저는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글짓기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저의 호칭은 선생님입니다.
어제가 스승의 날이었죠?
그런데 아이들입에서 묻지 않았는데도 자기들끼리 하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엄마는 선생님께 귀걸이 하고 팔찌했는데 너의 엄마는?"
"응 화장품사드렸어."
물론 학교 선생님께 그렇게 했다는 얘기입니다.
학교 선생님 책상에는 수북이 선물이 쌓였다는 군요.
"그런데요, 글짓기선생님은 학교 선생님 선물사느라고 돈 다 써서 못 사준대요."
"우리 엄마는 다음에 사 준대요."
"글짓기는 돈내고 배우니까 선물 안 사줘도 된대요."
제 기분이 무척 씁쓸했습니다.
선물을 못 받아서 그런게 아니라는 거 아시죠?
학교 선생님만 선생님으로 생각하는 엄마들때문에 아이들이 걱정되었습니다.
그러다보면 저희같은 선생님들의 말은 잘 듣지도 않습니다.
요즘아이들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말을 안듣거든요.
선생님께 잘 보여야 상 하나라도 더 받는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학교 선생님께 선물한 엄마들이 정말 선생님의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선물을 했을까요?
정말 그런 마음으로 선물한 학부모가 얼마나 될까요?
저는 학원도 아니고 학교도 아니고 집에서 가르칩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배고프다하면 라면도 끓여주고 집에 있는 군것질꺼리를 다 찾아줍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피곤해 하거나 날씨가 궂으면 가까운 거리라도 모두 데려다 줍니다.
이렇게 엄마같은 사람이라 선생님처럼 생각을 안 하는 걸까요?
한 아이가 문방구에서 부채 하나를 선물로 사왔습니다.
그런데 그걸 보는 순간 너무 이쁘다며 자꾸 달라는 겁니다.
엄마가 사 보냈기때문에 아이는 그게 뭔지 몰랐던 거지요.
그래서 가지라고 했더니 엄마께 혼날것 같아 안되겠다고 하더군요.
저의 기분 이해하시나요?
스승의 날을 몇해 보내면서 우리같이 집에서 가르치는 사람은
스승의 날에 별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다만 학교 선생님처럼 많이 축하는 안해줘도 아이들이 직접 쓴 작은 편지 한 통이 그리울 뿐입니다.
횡설수설한 것 같아 죄송하지만 씁쓸한 건 사실입니다.
저의 기분을 올려 주실 수 있죠?
은지원의 U & Me
곧 뜰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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