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로 파업 255일째를 맞은 기독교방송 노조원
200여명 전원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경중 기독교방송 지부장은
“방송을 위해 더이상 사태해결을 미룰 수 없다”며
“방송 중단을 막기 위한 `기본 근무자''로 분류돼
파업 기간에도 일손을 놓을 수 없었던 주조정실
기술직원들도 업무를 계속하면서 단식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 지부장은 “기독교방송 노조원들은 9개월째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자기희생만으로 기독교방송 개혁을 위해
싸워왔다”며 “단식은 기독교 방송의 정체성을
흐트러뜨리는 경영진의 각성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마지막 절규”라고 말했다.
노조의 단식은 오는 21일부터 시작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경식 회장의 중재에 힘을
실어주기로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 김준옥 사무국장은 “기독교장로회 출신인 권호경 사장이 기장 총회장의
중재마저 거부하지 않으리라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며 “임금, 정관개정 시행, 권 사장의 거취 문제까지
아우르는 이번 협상에서 노조는 김 회장의 중재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진쪽은 단식 농성이 “방송제작에 지장을 줄
우려가 크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기독교방송 이계영 총무국장은 “정상적인 방송이
불가능할 경우, 직장 폐쇄나 공권력 투입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방송 노조의 `생존를 건 싸움''은 기독교방송의
정체성 회복과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몸부림의
성격이 강하다. 경영무능 등으로 노조의 비판을
사온 권호경 사장은 1999년 재단이사회의 전횡을
견제하도록 정관을 개정하고, 경영평가를 받기로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게다가 권 사장이
지난해 1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김옥두 신임
사무총장에게 `축 총선승리''라고 쓴 화분을
보낸 것이 드러나 노조는 사장 퇴진 운동을 벌였다.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다 노조와 회사쪽의 단체
교섭마저 결렬돼자 지난해 10월5일 노조원들은
일터를 떠났다.
기독교방송 운영의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할
재단이사회는 지난해 4월 `수습대책위''를 꾸리고
노·사의 의견을 절충해 △사장 선임 전에 경영능력을
검토하도록 한 사장청빙제도 도입 △전문인 이사 도입
△경영자문위원회 구성을 뼈대로 한 정관개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최종 통과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 15일 제24차 국제기자연맹(IFJ)
서울 총회 폐막식에서 각국에서 모인 기자들은
3500달러(우리돈 4백만원) 걷어 기독교방송 노조
민지부장에게 전달했다. 또 아테네 일간신문 기자연맹 등 그리스 언론단체 대표들은 기독교방송 파업 지지성명을
발표했다.
김소민 기자prettyso@hani.co.kr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