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통이라 불리는 엽기 동생 ^^:
최 영
2001.07.03
조회 48
친구의 글을 올려봅니다...^^

제게는 국민학교 2학년인 막내 남동생이 있답니다.
녀석의 별명은 "꼴통"이고 다섯살때부터 붙은 별명입니다.
녀석의 특기는 코딱지 말아서 밥상에 붙이기, 냉장고 안에 쉬하기, 강아지 꼬리털 뽑기, 유리창에 크레파스 칠하기등이고
취미는 호스(?)를 이용한 지도 그리기, 가전제품 분해하기 등입니다.
오월의 화창한 어느날 이었답니다.
녀석은 엄마를 따라 목욕탕을 가게 되었답니다. 물론 여탕으로 갔겟죠~
녀석은 목욕하는것은 물론 물을 굉장히 싫어한답니다.
그래도 목욕탕 갔다가 떡볶이 사준다는 말에 혹해서 나서게 되었지요.
이제부터는 제 어머니의 말씀을 빌려 적도록 하겠습니다.
"어여 드가자~"
"엄마 떡볶이 꼭 사주는거쥐?"
"그려, 마니 사주께 얌전히 있어야 한다"
"알떠"
녀석은 엄마를 따라 탕에 들어갔고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녔답니다.
이삼십분 후 녀석이 엄마에게 허겁지겁 달려옵니다.
"엄마! 엄마! 저기 우리반 여자애가 드러와떱!"
"어떠니 친군데"
"학교가서 애들이 놀린단 말야!"
녀석은 울상을 지으며 구석으로 숨었답니다.
"여긴 안보이니깐 어여 이리와라! 언릉 씻고 가야지~"
"엄마 인제 그여자애 안보여?"
"그래, 그니깐 가치 탕에 드러가자!"
녀석은 엄마를 타라 욕탕에 드러갑니다.
"아, 뜨거라!"
"천천히 들어가면 괜찮어! 어여 들어와!"
녀석은 머리만 남기고 탕에 들어가 손으로 ''첨벙첨벙'' 장난을 칩니다.
십분이 지나고 엄마는 밖으로 나옵니다. 헌데 녀석은 욕조 바깥쪽에 앉아서 나올 줄을 모릅니다.
녀석이 물과 갑자기 친해졌을리도 없고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잠시 놓아두었답니다.
아마도 아까 그 여자애가 욕조 바깥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몸을 그리로 숨기고 있었나봅니다.
한참 후 여자애가 바깥으로 나갔답니다.
그래도 이녀석은 욕조 밖으로 나올 생각은 않고 뭔가를 잡고 허우적 거리고 있더랍니다.
그리고 엄마는 어디선가 나는 방귀냄새에 옆사람을 쳐다봅니다.
옆사람도 자기는 아니라는 듯이 다른 사람을 쳐다봅니다.
녀석은 뭔가를 포기 했는지 엄마 옆으로 왔습니다.
헌데 녀석의 몸에서 구린내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황토색 건더기가 묻은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배시시 웃습니다.
이제야 엄마는 현재 상황에 대한 감이 오셨나 봅니다.
앞이 갑자기 깜깜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난리가 났습니다.
욕조에 반쯤 몸을 담구던 아줌마 한 분이 고래고래 소릴 지릅니다.
"아이고 욕조가 온통 똥물이네!"
"우웩~"
헛구역질까지 합니다.
엄마는 모른체 녀석을 때수건으로 빡빡 문지릅니다.
사람들이 수근대기 시작합니다.
주인아줌마도 들어왔고 청소하는 때밀이 아줌마도 들어 왔습니다.
"내 목욕탕 생활 십오년이지만 이런 더러운경우는 첨이네!"
사람들 하나 둘씩 나갑니다.
주인아줌마는 옆에 있던 네다섯살된 여자아이를 노려봅니다.
"아무리 어린것 이라지만 욕조에 응가를 해!"
그 꼬마아이 졸지에 범인으로 몰립니다.
때밀이 아줌마도 그 여자아이를 노려보고 애엄마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엄마는 계속 녀석의 때를 밀고 있습니다.
"엄마, 아파 죽겠어 고마해"
"입다물엇~!"
순간 녀석이 한마디 밷습니다.
"엄마, 인제 똥냄새 안난단말야 비누 칠해줘~"
순간 목욕탕에 남았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몰립니다.
특히 여지껏 당하고 있던 여자아이의 엄마는 한방 날릴듯한 눈초립니다.
엄마의 심장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녀석은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한마디 더합니다.
"아까 그 여자애가 왔다갔다 하자너 근데 어케 나와"
"이놈아 입좀 다물어~"
"내가 그래두 밑에 뚫린 구멍으로 다 밀어 넣단말야! 근데 자꾸 떠오르자너~"
헉!!!!! 이제 더이상 수습이 어렵게 된걸 느낀 엄마는 목욕이고 뭐고 팽개치고 애를 데리고 뛰쳐나옵니다.
"뭐 저런게 다있노 시치미 딱 떼고 나가네"
욕조에 가득찬 물을 빼내고 솔질을 하던 때밀이 아줌마가 한마디 합니다.
"장사는 다핸네, 오늘 문 닫아야겐네~"
주인아줌마의 한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엄마는 정신없이 녀석의 옷을 입힙니다.
"엄마 인제 똥냄새 안난다 그치?"
엄마, 녀석의 머리를 쥐어 박습니다.
녀석은 울음을 터트립니다.
"훌쩍훌쩍" "엄마, 그래도 떡볶이 사줄꺼지?"
엄마는 주인아줌마께 백배 사죄하고 청소비를 쥐어주고 목욕탕을 빠져나왔답니다.
그 뒤로 저희 식구는 그 목욕탕엔 절대 가지 않았습니다.
몇일전 지나다 보니 목욕탕이 없어지고 새로 공사를 하고 있더군요.
슈퍼 아줌마의 말로는 손님이 뜸해져서 전업을 한다더군여
"어떤넘이 똥을 싼뒤로 장사가 않되서 문닫았다더라고" "얼마나 독하길래 문을 닫나몰러~"
우리 가족은 목욕탕을 지날때마다 죄스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한답니다.
언타이틀 고정관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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