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돈좀 챙기도~~~
서윤정
2001.07.05
조회 51
제가 지금부터 조금은 부끄러운 신혼여행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년 반전쯤 겨울이긴 하지만 부산은 그리 춥지 않기 때문에 99년도의 화려한 막을 내리며 결혼을 했지요. 연애기간이 길진 않았지만 그래도 별 트러블 없이 결혼준비 완벽하게 해서 결혼식도 무사히 잘 치뤘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피로연 . 특별히 짖궂은 장난을 하는 친구들은 없었지만 대신 술을 그렇게 많이 먹이는 겁니다. 약 1시간 정도가 흘러가자 남편은 완전히 맛(?)이 가서 대자로 벌러덩 바닥에 누워 버리는 겁니다. 도저히 어찌할 방도가 없었지요
그런 남편을 세상에 친구들은 강제로 입에다 술을 갖다 붓는 겁니다. 그래서 전 안되겠다 싶어 제가 대신 술잔도 받고 노래하며 춤추며 신랑역을 대신 했지요. 원래 술에 약한 저는 몇잔 마시기도 전에 완전 맛(?)이 갔지요
어떻게 놀았는지 피로연이 어찌 끝나서 공항을 향해 출발하고 있는지...
한참 단잠에 빠져있는 저를 신랑이 흔들어 깨우더라구요
근데 신랑 멀쩡하더라구요. 세상에~ 쇼였다네요
가장 친하단 친구들도 다 속았지 뭡니까
겨우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으로 티켓을 가져올 사람을 기다리는데 (이벤트 회사) 비행기 시간이 다 가도록 안오는 겁니다. 술취한 저를 비롯한 친구들과 신랑 쭉 멍청히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다 도저히 안되겠나 싶었는지 신랑 직접 발로 뛰어 다느더라구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돈가방(절값을 비롯한 경비)을 옆에 팽개친채 단잠에 빠져 있었답니다. 그날따라 유난히 복잡해서 앉을 의자도 없어 바닥에 쭈그리고 앉았었는데 잠자는 사람이 뭐 압니까 그냥 바닥에서 푹 잤지요
겨우겨우 5분도 채 남기지 않고 티켓팅이 되서 짐도 못부친채 그 짐 껴안고 서울로, 싸이판으로 잠시 깨지도 않고 내내 잠만자고 갔답니다. 일어나 보니 남들 다 반팔 ,반바지 차림인데 저 혼자만 털 니트 걸치고 있데요
일어나자마자 저 무지 혼났습니다.
그날 첫날밤이 재미 있었겠습니까?
물론 재미 있었지요 신혼여행이니까....
다음엔 이런일이 있으면 절대 용서 안한다는 신랑의 으름장에 그냥 첫날부터 기죽어 들어가서 지금까지 조용히 잘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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