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촌 현준아 넌 살아 있니??
남영희
2001.07.05
조회 31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친정에 와 있는 예비 엄마랍니다.
친정에 와 있으니 내 소꼽친구이자 사촌이 많이 그리워지는군요.
그래서 몇자 적어봅니다.
제 사촌 현준이와 저는 생일이 이틀 차이로 제가 누나가 되었거든요..
너가 집을 나간지 벌써 11년이 되었구나.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주민등록도 만들기 전에 집을 나가 주민등록도 말소된 상태에서 너의 생사도 모르고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너랑 동갑인 나는 시집을가 얼마 후면 아기 엄마가 된단다.
지금 출산일이 임박해 친정에 와 있단다.
너랑 함께 뛰놀던 놀이마당, 산등가 등을 바라보며 너의 생각에 잠긴다.
사진도 몇장 남아있지 않구나.
어렸을때 손잡고 찍은 사진, 초등학교 졸업식날 빡빡깎은 머리로 어색하게 웃으며 찍은사진을 보면 너의 생각이 더욱 간절하구나.
너가 없는 동안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할아버지도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셨단다.
너의 동생도 천의 고아가 되어 홀로 살고 있단다.
큰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너..
우리 동네 말썽은 다 부리고 다녔던너...
한 여름밤 그 긴밤 군것질 거리가 없었던 촌 동네에서 너가 서리해 주던 풋과일들은 짜릿한 즐거움이었단다.
겨울밤이면 잘 익은 곶감을 따다 주던 너에 대한 생각으로 그리움에 사무친다.
야간 자율 학습과 학원을 다니던 나는 새벽에야 집에 오게 되었지..
그때 집에 오는게 무서워 항상 너에게 바래다 달랬고 넌 졸린 눈을 비비며 업어서 날 집까지 데려가 주었지.
지금 그 길을 홀로 걸으며 그때 그 시절 너의 모습을 그린다.
어디 있니...
살아는 있는 거니???
보고싶다.
세월이 약이라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리움은 더 커지나보다.
현준아!!!
이젠 집안에서도 잊혀져가는 이름이구나.
아무도 너에 대한 이야기를 안하지만 난 그립다.
세상에 살아만 있어주면 언젠가는 만나겠지.
초등학교 동창들도 대부분 결혼을 해 거의 이곳 경포에 살고 있으니 너의 기억이 살아 있다면 찾아오렴..
아마 모두들 반길거다.
살아서 돌아와 예전처럼 엄마, 아빠하며 소꼽장난이며, 고무줄, 공기도 함께하자.
이젠 우리의 자식들이 함께 하겠지만....
그리운 현준아...
어디서 무얼하는지 무척 그립다.
혹시 남현준이라는 28살된 청년을 아시는 분은 연락주세요...
NRG Do You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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