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착한 내동생
라주영
2001.07.06
조회 31
우리 여동생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누구든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은 배꼽을
잡고 웃다가 배꼽 찾기 바쁘게 만드는 것이
특기인 동생은 누가 소개를 시켜줘서 선이라는 것을 보았답니다.
그날 처음 만난 날도 얼마나 그 남자를 웃겼는지
새벽 한시까지 깔깔 대다가 헤어졌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다음날 전화가 왔는데 하는 말이 "우리는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하더라나요. 동생은 알았어요.
하고 끊을 수밖에 없었답니다.동생의 외모가 좀 폭탄 비슷하거든요.
그리고서 몇달이 지났는데 전화가 왔더래요. 그래서 못생겼어도
연애 비슷한 것을 2년 정도한 후 결혼을 했는데 제부는 동생보다
훨씬 애띤 그런 외모랍니다.동생보다 10년을 젊어 보인다고 하면 맞을 거예요.
결혼해서 헌신적으로 남편과 자식을 기르고 몇년 전부터는 막내며느리인 걔네가
부모님을 모셔다가 정성껏 모셨답니다.정성껏 모시던 90세가 다되신 시어머님이 작년에
돌아 가시고 올 일월달에는 시아버님도 돌아가셨습니다. 기진 맥진한 동생을 보면서 이제는
좀 편한 생활을 하겠구나 .하고 기뻐했답니다 . 그런데 예전부터 아이를 입양해서 훌륭히 키운다
더니 여유를 두지 않고 아들을 입양해서 아들도 셋으로 늘어났답니다.
제부는 20년간을 동아 건설에 몸을 담았습니다.
제부의 말을 빌면 얼마 되지 않는 청춘이지만 청춘을 다 불살랐다는 것이지요.
마음의 괴로움을 알듯 하더라구요.
주식을 동아건설 주식만을 사더라구요.
가장 비쌀때 주식을 많이 샀나 본데 오천 얼마 하고 그럴때 나는 그렇게 주식값이 떨어지니
다 팔아야 손해가 덜할것 아니냐고 충고한 적이 있었답니다.
그랬더니 펄쩍 뛰면서 우리나라 사람은 투기 목적으로 주식을 사지만
외국사라들은 투자로 꾸준히 죽을때까지 한번 산 주식을 갖고 있고 또 자손에게 까지 물려주는
데 자사 주식을 많이 소유해서 회사를 사랑하고 회사를 아껴야 한다고 하면서
팔지 않더라구요.
회사가 망할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그 주식을 사명감으로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내가 제부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그것은 종이 조각이나 휴지처럼 되어버린 것이라고 하더군요.
자기의 청춘과 거기서 생긴 여유 자금을 다날려 버리고 얼마나 허망하겠습니까?
동생네를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정말 간절합니다.
잘 모르지만 동아건설은 이제 없어져 버리고 다른 그것을 처리하는 사람들 밑에서 지금은 일하고 있
는데 그것이 언제까지일지는 잘모르나 봅니다.
제부는 그와중에 너무 신경쓰고 일이 스트레스가 많았는지 입이 돌아 가는 병이 생겼답니다.
침을 열심히 맞고 있어서 많이 돌아오긴 했다는데 정말 위로해 줄말이 없습니다.
구조조정의 아픔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서 아직도 많은 사람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 글이 방송이 된다면 성실의 대명사인 제부와 못생겼으나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정말로 세상에서 제일 착한 내동생에게 그 상품이라도 주었으면 합니다.
워낙에 알뜰해서 시부모 모시느라고 큰 냉장고를 산것 말고는 가전제품도 제대로 된것이 하나 없어
장례식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소찬휘 다른 세상을 준비하는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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