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싱그러운 꽃은 탐스러운 향기를 주는데 나의 외로움
은 더욱더 짙어만 가는 것 같군요..
유영재씨 안녕하세요..
저는 수원에 사는 14개월된 아들을 둔 주부입니다.
조금전까지 감기와 열심히 싸우는 아들과 동화 이야기를 나
누다가 간신히 꿈나라여행을 간 녀석을 뒤로 한 채 잠시나
마 저만의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저는 대구에서 태어나서 대구에서 자란 경상동 토박이 가시
내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남편은 충청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대구로 발령나서 2년간 근무 하던 중 저와 만났습
니다.
큰키에 마른 체구, 그리고 충청도 사람의 특유한 느린 말
씨, 성격이 외골수에다가 다혈적인 저에게 주기만 했지 받
기를 원했던 적이 한번도 없는 사람! 남편이 그런 사람이라
고 생각했기에 흠잡을 때가 하나 없었고 해서 그냥 결혼을
하였습니다.
당연히 신혼집은 회사와 가까운 경기도..
하지만 경상도에서 터를 잡아 살아온 날이 25년 이었기에
다른 타도에서 생활하기에 외골수인(남에게 먼저 말을 걸어
본 적이 없음) 저는 너무 힘들었어요.. 거기에다가 생각지
도 않았던 아기까지 생기고 하나둘씩 늘어가는 입덧,하혈!
엄마가 너무나 그리웠지만 너무나 멀리 있는 것만 같았고
남편이 저에게 잘해주겠다며 맛있는 음식도 사주었지만 아
침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 하는 남편이 엄마가 해준 음식
을 대신할순 없었죠..
엄마가 한번씩 오셔서 음식을 해주시고 가셨지만 가시는 뒷
모습을 볼때마다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왜 내가 하필이
면 충청도 사람과 결혼해서 이 타도에서 아는 사람 한명도
없이 단지 남편 한 사람만 보고 살아야 하는가?"하는 마음
에 남편이 너무나 미웠어요.. 내가 선택한 길이지만 육체
적 으로 힘든 것 보다 정신적인 외로움이 너무나 힘들었어
요..
그래서 큰 마음 먹고 사람을 사귈려고 해도 아파트에 살다
보니 사람들마다 너도 ,나도 할것 없이 문을 꼭꼭 잠궈놓
고 살더군요..
한달, 두달 배는 불러오는데 태교는 커녕 몸무게의 숫자가
늘어가야 하는 데 그자리만 있더라구요..
할수 없이 저는 남편에게 사람이 너무나 그립고 이제는 더
이상 외롭게 살고 싶지 않다며 저의 언니들이 살고 있는 구
미로 내려가자고 했죠..
남편은 고심한 끝에 저의 의견을 존중해 구미로 이사로 갔
지만 이번엔 남편이 힘들어 하더라구요..
예전과 다른 새로운 직장에다가 친구 하나 없는 구미라는
도시에 자기만 달랑 혼자남겨진 것 같다며 끝내 적응하지
못하더라구요..
안마시던 술도 마시고 술을 먹으면 예전의 회사로 돌아가
고 싶다는 말을 되풀이 하던군요..
한동안 남편의 그런 모습이 너무나 힘들어 보며 끝내 3개월
만에 다시 지금의 경기도 수원으로 이사오게 됬어요..
결국 저의 생활보다는 남편의 생활이 소중하게 느껴지더라
구요..
다시 예전의 회사로 돌아간 남편은 너무나 즐겁게 생활하
는 것 같았지만 전 또다시 사람이 그리운 외로움이 찾아 왔
어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라는 걸 느꼈어요..
옆에 14개월된 우리 아들이 있다는 걸 ... 하루하루가 틀리
게 이것 저것
하나씩 새로운 행동을 하는 녀석을 보면 이제는 예전처럼
외롭지만은 않아요..
하루종일 아들이 다칠까봐 실랑이 하고 조금이라도 똑똑해
져야 한다는 엄마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가르
치는 생활이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참 ! 아이가 있으니까 엄마들끼리 친구가 되더군요.. 전 그
때서야 알았어요..
우리아들은 엄마의 외로움을 치유해주는 보물이라는 것을
요..
유영재씨 요즘 저의 남편이 투정을 부립니다.. 아들에게만
사랑을 주지말고 자기에게도 좀나눠 달라구요..
이제 저는 사랑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주는 사람이 되었어
요.. 예전처럼 외롭지는 않습니다. 건강한 아들준호와 남편
이 있으니까요..
나의 남편! 재영씨 사랑해요.. 그리고 내가 가끔 자기를 힘
들게할때도 있지만 사랑하는 것만 잊지말아요.. 나의 아들
준호,, 아무 탈없이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한다.. 엄마가 사
랑한단다..
유영재씨 두서없는 긴글을 읽어주셔서 고맙구요..
최신 신청곡 띄울께요
남편이 좋아하는 신청곡 : NRG의 삶은 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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