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소년도 있었구여
버스 안에는 사람이 아주 많았는데..
그 소년과 저는 뒷문쪽에 나란히 섰습니다
저는 혹시라도 넘어질까봐 손잡이를 꽉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소년은 버겹에 한 손으로만 손잡이를 잡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져
그런데..버스가 마구 흔들려도 그 소년은 한쪽손은 주머니 전대로 쓰지 않는 거였습니다
손에 무엇이라도 들렸는가 보다..하며 생각했는데..
그 소년은 충격적이게도 두 손가락이 없었습니다
정말..정말 놀랐어여..
소년도 제가 손가락을 보고 있는 것을 보고는 까만 얼굴이 아주 빨갛게 되어 버렸죠..괜히 제가 민망했어여..
소년은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 버렸어요..
전 그 소년을 내려다 보았어여
소년은 바쁘게 버스를 내려서 딱 맞는 바지에 손가락이 없는 그 손을 힘들게 집어 넣었습니다
솔직히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는다기 보다는 마치 숨기는 것 같았습니다
전 작년 이맘때가 생각 났었요
맹장 수술로 내에 흉한 상처가 났던 저는 목욕탕에서도 항상 배에 신경을 쓰고 수건으로 두르고 다녔었거든여
그 소년이 너무 불쌍했어여
이제 13상 정도밖에 안 되어 보였는데..
저 오늘 왠지 기분이 이상하네여.
디바 리허설

▷어린 소년의 손을 보고나서 전 기분이 이상합니다
임미혜
2001.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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