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유난히 더 자주 우리집에 들리시는 옆집 아줌마.
이름은 서복자(예명임)씨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복자아줌마는 우리엄마와 닮은점이 아주 많답니다.
우선 고향이 같은 강원도라는 것과 나이가 50살로 동갑이고
자식이 각각4명이고, 같은 직장에 다니며 엄마와는 둘도 없는 단짝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다른점도 많은데 우리집은 1남 3녀로 막내가 남동생이고
복자아줌마네는 3남 1녀로 막내가 여자아이랍니다.
그리고 엄마는 150도 안되는 작은키에 호리호리한 몸매의 소유자이며
복자아줌마는 170이 넘는 키에 75kg는 족히 되어 보이는 거구시랍니다.
문제는 복자아줌마가 등치만큼이나 욕심이 많다는 것입니다.
작년 엄마 생일에 있었던 일이랍니다. 엄마 생일선물로 우리 셋딸이 돈을 모아
바바리 코트를 사들렸답니다.
혼자되신지 6년이 넘은 엄마. 생일날만이라도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딸들이 좀 무리를 했습니다. 오래간만에 엄마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고 엄만 계중이나 모임에 가실때면 항상 바바리 코트을 입고 나가셔
자랑을 하시지요. 근데 이게 왠일입니까!!
우리가 선물한 바바리 코트가 예뻤는지 아님 우연의 일치인지
복자아줌마께서 며칠뒤 엄마랑 똑같은 바바리를 입고 다니시지 않겠습니까!
"엄마. 복자아줌마한테 옷 빌려줬어! 아니 사이즈가 틀린데.. 이상하네~~"
복자아줌마, 뭐 찔리시는게 있으신지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내가 이거 이뻐서 사려고 찍어놨던건데..아휴, 자기도 샀네!"하시며
말을 더듬으시더군요.
그리고 올여름. 우리 신랑이 보너스를 탔다며 저에게 용돈하라며 10만원을
주더군요.. 그래 전 제 구두를 하나 살까하고 가게에 갔다가 샌달하나
없는 엄마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 공돈인데 없는셈 치고 하나 사들이자''
하고 마음먹고 시원하면서 발이 편한 샌달을 하나 샀답니다.
근데 이상하게 샌달을 사면서도 괜히 복자아줌마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도 설마했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로..
복자아줌마 저보고 묻대요.. "나도 샌달하나 사야되는데. 어디서 샀노?"
그렇게 복자아줌마는 엄마와 쌍둥이 아닌 쌍둥이처럼 해 다니셨고
우연히 같은 옷에 같은 신발을 신고 출근하는 날에는
회사사람들은 웃고 난리가 난다고 합니다.
복자아줌마 우리 엄마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건지 아님 정말 복자아줌마가
다 사려고 했던걸 우리가 미리 알고 산거지 모르겠지만
우린 복자아줌마의 그런 행동들이 너무 재밌기만 했답니다.
며칠전 엄마와 언니 저 이렇게 오래간만에 쇼핑을 했답니다.
여름이 다가오니 예쁜 원피스들이 왜그리도 많은지
기분파 우리언니 "엄마, 원피스 하나 사주까!!"
"니가 무슨 돈이 있다고.."하시면서도 은근히 사주면 입지 하는 눈치시더라요.
그렇게 2시간을 걸어다닌 끝에 그린톤의 화사한 원피스를 발견했죠..
우리 셋이 모두 의견이 일치되어 사려고 하는데
갑자기 머리속에 복자아줌마 생각이 불현듯 나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점원한테 물었죠 "이거 size가 어떻게 되요?"
점원왈 "이거 55size 하나밖에 없어요.. 다 팔리고..."
언니왈 "어 안되는데.. 88size 하나 없어요.. 우리 옆집 아줌마가 사러 올긴데.."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모두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게 얼마나 웃었는지.
"복자아줌마. 이렇게 방송에서 아줌마 얘기해서 행여나 화나신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복자아줌마도 아줌마만의 개성이 있는데
왜 그걸 안 살리세요. 그럼 우리엄마보다 더 이쁘고 멋지실 건데요.
아줌마, 그래도 우리가 아줌마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죠
아줌마 얘기하는거 들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
올 여름 아줌마의 멋진 패션을 위하여 우리 딸들이 아줌마 코디해드릴께요.
매일 아들 셋이라고 자랑하시더니 이젠 딸 셋이 우리 엄마가
부러우시다구요.. 아줌마의 하나밖에 없는 딸도 시집가면
우리보다 더 아줌마 챙길꺼예요.
항상 엄마옆에 좋은 친구로 있어주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푸른하늘 원하는 만큼, 바라는 대로

55size 와 88size
우경희
200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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