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너무도 재미난 저희 아버지 얘기를 들려 드리려 합니다.
이 이야기는 물건 사기를 좋아하는 엄마와 새로 사는 건 뭐든지 반대하는 아버지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얼마전 저희 엄마는 냉장고가 너무 작다며 냉동고를 하나 구입하기로 하셨습니다.
모 전자마트에 가서 저와 함께 냉동고를 골랐습니다.
계산을 하고는 이틀뒤인 지지난 월요일에 배달을 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는
집으로 갔더랬습니다.
그러고는 이틀이 지나 월요일이 되고 또 다시 며칠이 지나고...
새로 산 물건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던 엄마는 급기야 화가 나기 시작했죠.
혹시 집에 아무도 없을때 전화가 왔을가봐 엄마는 가족들 모두에게 혹시 전자마트에서 전화를 받지 않았느냐고 묻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은 사람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너무 화가난 엄마는 전자마트에 전화를 했어요.
배달을 해주기로 해놓고는 약속한 날자가 훨씬 지났는데도
어떻게 전화 한통이 없느냐고 화를 냈지요.
그랬더니 오히려 그쪽에서 화를 내며 하는 말이
"물건을 샀으면 샀다고 해야지 산 적 없다고 하면 어쩌자는 얘깁니까?" 하더라구요.
저희 친정은 무주였고 그 전자마트에서 무주로 배달을 나가는 요일은 월요일인지라 약속한 날에 물건을 받을 사람이 집에 없으면 또 다시 일 주일을 기다려야 하거든요.
전자 마트 사람들은 약속한 날에 전화를 했는데 물건을 산 적 없다고 하니 그냥 되돌아간거고 또 다시 월요일이 될때를 기다려야 했으며 우리쪽에서 먼저 전화가 걸려오기를 기다렸다는 거지요.
그래서 엄마는 전자마트에서 걸려온 전화 누가 받았느냐고 가족들에게 모두 묻고 다녔지요.
아닌게 아니라 옆에서 신문보고 계시던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이
"그 전화 내가 받았어. 냉장고 주문하셨지요? 하길래 우리집에는 냉장고가 큰게 두 개나 있는데 냉장고를 뭐하러 샀겠느냐고 냉장고 같은거 산 적 없다고 했지 뭐." 하시는 겁니다.
가족들은 모두 어이가 없어서 뒤로 넘어졌지요.
3대가 살자니 냉장고가 좁은건 당연한 거고 냉동고 하나 사고 싶은 엄마 마음을 이해해 줄 법도 한데....
왜 하필 물건이 배달 된다는 전화는 꼭 아버지가 받게 되는 건지...
사실 저희 아버지는 집에 물건이 새로 바뀌어도 잘 모르거든요.
그렇게 해서 냉동고가 엄마 손에 오기까지는 전주에서 무주가지 두 번을 왔다 갔다 하고 시간은 꼬박2주가 걸렸답니다.
저희 아버지 정말 못말리지요?
김민종 세상 끝에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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