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마누라 자랑은 팔불출이나 하는 것''이란 말이 있지만
저는 엄연히 남편이 아닌 마누라 입장이고,
설령, 제가 남편 자랑을 함으로서 팔불출이 된다고 해도 좋습니다.
왜냐면,
제 남편은 그러한 찬사를 들어도 전혀 아깝지 않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친정에서 3남 2녀 중에서 막내입니다.
그것도 우리 친정어머께서 연세 40에 낳은 늦둥이죠.
그런 제가 지금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사연을 말하자면 누구 말마따나 소설책 상,중,하 이렇게
세권으로 나눠 써도 지면이 모자랄 지경이겠죠.
각설하고...
이렇게 막내인 제가 제 친정어머니를 모실 수 있게 된 뒷배경에는
남편의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전 너무나 미안스럽고 면목이 없어서
남편에게 큰소릴(?)쳤죠.
"오빠들이 셋씩이나 있고, 언니도 있는데 왜 내가 모셔야해?"
"니는 엄마 자식아니야?"
"그래도 그렇지,,,남들이 알면 뭐라고 하겠어요? 특히,, 시댁에서 알면
뭐라고 하겠냐구요? 안그래도 보수적인 집안인데........"
"지금 당장은 다른 생각하지 말고 어머니만 생각해야지."
"................................"
우여곡절 끝에 친정어머니께선 저희 집으로 오시게 되었고,
다른 연세 드신 분들보다 예민한 성격을 지니고 계신데다가
노파심 또한 주위 사람을 너무 힘들게 하는 터라
딸인 저와 부딪히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남편은 절 나무라기 일쑤입니다.
"너 딸 맞아?"
"그러지 마, 노인네 불쌍하지도 않아? 애들이 배우면 어쩔래?"
이런 일을 한번씩 겪을 때마다
딸인 나보다 장모에게 극진히 대하는 남편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너무나 고맙고, 미안스럽고 해서
속울음을 삼켰던 적이 여러번 되었습니다.
친정어머님의 생신 날엔
친정어머니의 연세대로 장미 꽃이 꽃힌 꽃바구니를 들고
겸연쩍게 웃고, 식사 할 때면 식탁을 둘러보고는
"어머니 드실 만한걸 좀 많이 만들어 드려야지 이게 뭐야?"
조금 먼 듯한 곳에 놓인 부드러운 반찬을 장모님 앞으로 밀어 드리며
"많이 드세요"
그럴 때면 우리 친정어머니 눈가가 촉촉히 젖어오더군요.
내 목젓도 서서히 아파옴은 물론이구요.
아이들에게도 너무나 좋은 아빠랍니다.
얼마전,
큰 아이가 이제 마악 ''사춘기''의 문턱에 입문을 하는 탓인지
그야말로 ''이유없는 반항''을 하더군요.
한참 벼르고 별렸던 어느날 아이는
제 아빠에게 종아리를 맞았지요.
아마도 제 기억으론 아이가 크고나서 제 아빠에게 첨으로 종아리를 맞은
게 아닌가 합니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을 해서도 전날 때린 아이 때문에 일손이 잡히질 않았던
모양입니다.제게 전화를 했더군요.
"유라는 저녁 먹이지마."
"응? 왜에?"
"내가 일찍 가서 유라 맛있는 거 사 줄게. 작은 애들한테는 비밀로 하고..."
"회사일 바쁘지 않아요?"
"아무리 바빠도 자식보다 중요한 게 뭐 있겠어?"
"...................................."
일찍 퇴근한 남편과 아이는
승용차를 타고 외곽으로 나가선 저녁을 먹고 오더군요.
뭘 먹었냐며 묻는 내게 아이는 이렇게 대답을 하구요.
"아빠가요, 절대 비밀이라고 말씀드리지 말랬어요"
"뭐야? 부녀가 잘 해 봐라 어디....."
그러면서도 제 기분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제 남편 이정도면 만점짜리 아닌가요?
가끔씩 꼬장을(?)부려서 그렇지 너무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럽기만 한 남편이랍니다.
박진영의 너의 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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