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렁해진 바지
박연아
2001.07.11
조회 32

결혼한지 1년 8개월 됐구요. 7개월 된 아기를 둔 주부입니다.
남편 흉 좀 보려구요.
남편은 지방근무를 하고 있어요. 지금은 전라도 광주에 있죠.
지난 일요일에는 2주일만에 집에 왔었는데 애가 옆에 있어도 잠만 자더라구요.
한참 낯 가리 하는 중이라 모르는 사람 보면 울어대고 엄마가 있으면 잘 노는데 엄마가 없으면 칭얼거리거든요. 그래서 아빠도 몰라보면 어떡하냐고 낯 익히라고 했더니 잠에 취해 그렇게 일요일 하루를 보내버리더라구요.
사회생활 하느라 힘든 거 다 알구요 지금은 경제상황이 안 좋은 것도 다 알지만요.
2주일만에 집에 와서 잠만 자고 가다니 너무한 거 아닙니까?
사회생활 안 해 본것도 아니고 그런것도 이해 못하느냐고 할까봐 그냥 있으려고 했는데요.
내가 놀아달라는 것도 아니고 애기랑 놀아주라는 건데 그것도 못해서 하루종일 잠만 잔다는 게 말이 됩니까?
남편 좀 혼내주세요.

사실 남편 키가 180인데 봄까지만 해도 75였는데 이번에 몸무게를 쟀더니 62가 됐드라구요.
너무너무 얄미워서 밥도 주기 싫구요. 누워있는 것도 보기 싫어서 "그럴꺼면 집에 오지마"라고 소리도 질러봤지만요.
월요일 아침에 나갈 때 헐렁해진 바지를 보니까 일요일 하루동안 구박했던 것이 후회되고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키가 160인데요. 밥을 굶고 몸무게를 재면 62거든요.
나는 자∼꾸 찌는데 남편은 자∼꾸 빠지니까 내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미얀해져요.

남편 흉을 보려고 했는데 글을 쓰다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더 생기네요.
남편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이요법 아는 거 있으시면 좀 알려주세요.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 해도 될까요?
"자기야. 나한텐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거 알지?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도 알지? 입맛에 안 맞더라도 밥 많이 먹어. 사랑해"

베이비복스 Sugar 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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