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딸을 보셨나요
김경숙
2001.07.11
조회 42
안녕하세요
유영재오빠 혹시 건진딸 들어 보셨나요
수렁에서 건진 내딸도 아니도 그냥 건진딸
저희집은 딸이 다섯이예요
저희 엄마 동네에서 솜씨 좋기로 소문 났죠
음식은 물론이고 바느질 솜씨까지 좋아 동네 사람들 모시옷 삼베옷은 다 엄마가 만듭니다
그런 엄마의 딸들은 정말 솜씨가 없어요
딸다섯이 말예요
우리 엄마 매일 그러시죠 어쩜 딸들이라고 다 친가쪽을 다 닮았냐구 한탄을하시죠
그중에서도 넷째딸인 제가 조금 나은 편이었어요
솜씨는 없지만 부지런하고 엄마 맘 제일 잘 헤아린다고 해서 붙여진 건진딸
그 건진 딸이 엄마의 속을 그렇게 썪일 줄이야
저희 식구들은 스물 일곱에 약속이나 한듯이 다 시집을 갔죠
거기다가 바로 아래 막내가지 먼저 시집을 갔으니
서른이 넘은 저를 보면 얼마나 속상하셨겠어요
그때부터 엄마와 저는 매일 싸웠죠
또 저희집은 시골이라 시골 사람들 집집마다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그집 딸은 시집 언제가냐고 물으면 창피하고 속상하다고 동네도 잘 나가지 않었어요
그러면서 매일 선보라는 엄마와 안본다고 맞서는 저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죠
저희 엄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니가 그럴줄 몰랐다고 하시고
전 저대로 신경질내고
그러다 우연히 신랑을 만나 한달도 안돼 결혼에 골인한거 있죠
정말 연분이 따로 있나 만난지 일주일 되는 날 부모님 상견래하구 그다음주 날잡고 결혼 준비하는데 딱 이주 걸려서 정확히 한달 만에 결혼
그것도 엄마집 바로 옆에 집을 얻어서 잘 살고 있어요
우리 엄마 지금도 가끔 그러십니다
이렇게 연분이 따로 있는 줄 알았으면 시집가라 선 봐라 하지 않을 걸 하고 말예요
지금은 우리 엄마 저보다 사위를 더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매일 한가지씩 사위 좋아하는 반찬을 해 가지고 오십니다
그러면서 우리 엄마 내가 이젠 두다리 쭉 펴고 잔다면서 이젠 걱정이 없다네요
건진딸이 낳은 떡두꺼비 같은 손자 하나 안아 보면 말이예요
컨츄리꼬꼬 : IN YOUR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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