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옛날에 상상도 못했던 돼지, 지내, 거미, 쥐등이 애완동물로 종류를
셀수가 없을 정도로 많이 등장했지만, 그 옛날 단연코 1위의 애완동물은 갱지(강아지)였지요. 것도 요즘처럼 방안에서 줄줄 빠는 것이 아니라 마당에 마음껏
뛰어 놀던 알롱강생이된 강아지의 궁댕이를 발로 한번 툭~ 차는것이 애정표시를
다하시것인 마냥 그렇게 동물사랑에 대한 사랑 표시를 했었습니다. 어린시절... 벌써 세월이 무상할 만큼... 23년 전입니다.
시골집의 5남매에겐 유일한 동물친구인 우리집 강아지 이름은 복실이 였습니다. 그에 몰골은 이러했습니다. 얼굴은 똥글똥글한 것이 궁댕이며 몸은 똘똘 뭉친 그 모습은 영락은 똥개였습니다. 그러나 우리형제들에겐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지요. 가끔 어머니가 고등어의 뼈를 복실이의 몸보신꺼리로 만들어 주시곤했었습니다. 특별하게 애정표시를 하지 않아도 언제나 복실이는 우리들이 학교를 파한후 집에 오면 꼬리를 살랑 살랑 반겨주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복실이에게 잊지못할... 나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하나가 있습니다.
추억이라 하기엔 너무 참옥했던 악몽같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전 교통사고로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농사철이라 부모님은 집과는 멀리떨어진 밭에 일을 하러 나가고 계시지 않으셨어요. 그때 동네에는 술을 자주 드시는 친척 아저씨 한분이 계셨죠. 아저씨는 술이 거나하게 드신채 우리집 대문으로 향하여 걸어오고 계셨습니다.
무서움의 존재였던 그 아저씨를 우린 집에 들이지 않기 위해 얼른 대문의 빗장을
채워버렸어요. 그런데 결국 아저씬 우리집 담을 넘어 우리들을 잡으러 오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언니와 동생들은 벌써 안방으로... 뒷뜰로... 뒷집인 큰집으로 도망을 가고 있었죠. 그런데 오직 유일하게 나만....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었으니 도망을 갈수가 있어야지요. 만취상태의 아저씬 빨래장대를 빼들어 어린강아지에 후려치시기 시작했죠.
전 ''개 패듯이 팬다'' 는 뜻을 너무 어린 나이에 알아버렸고, 그걸 보고 만것입니다. 이어 자지러지는 비명 소리... 강아지의 괴성... 난 더 이상은 그 모습을 볼수가 없었습니다. 8살 나이의 난 너무 어렸고 무서움과 공포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큰집할매가 계신 집이 바로 뒷집이라 해도 어린 나에겐 그날따라 그 길이 왜그리
멀게만 느껴지던지... 전 두팔로 배로 간신히 기다싶이 할매에게 가야만 했습니다.
"할매...할매... 아저씨가 개를 패...개를 팬단말이야.~"
우린 일제히 울음이 섞인 목소리로 할매에게 구원요청을 했습니다. 내 무릅에도 붉은 빗줄기가 줄줄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피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오직 우리 복실이만 무사할수 만 있다면... 부디 살아만 다오!~...그렇게만 되길... 속으로... 속으로 기도를 했었으니까요. 큰집이 저희집보다는 높은곳이어서 그곳에서 그 강아지를 구경할수 있었죠. 복실이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채 느러져 있었고, 주위에 흩어진 선명한 피의 파편들... 정말 상상하기도 힘든 장면이었지요.
할매는 "야들아. 너들은 그런거 보면 안된다."하시며 우리들을 큰집방안으로
몰아넣셨습니다. 그리고 몇시간이 지나고 부모님이 들에서 돌아오셨죠. 한달이
지나서야 겨우 복실이는 몸을 추수릴수 있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후 저는 그 아저씨가 더욱 무서워졌습니다. 또 강아지만 보면 그 악몽이 다시 살아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습니다. 아저씨의 그림자도 볼라치면 아주 멀리 빙빙 돌아 다니곤 했었니까요. 그리고 아저씨는 얼마지나지 않아 고향을 떠나셨습니다. 세월의 흐름과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때 그 기억은 서서히 지워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추석엔가 친정을 들렸는데 전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죠.
어릴 때 들었던 그 아저씨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설마... 설마... 아니아 설마 하며 부엌설것이 하고 있었는데 내 앞에 우뚝 서 계신분! 바로 그 분이엇습니다. 전
섬찟 놀라 뒷걸음질을 하고 말았습니다. 분명 그 아저씨가 맞았습니다. "니가
벌써 아(아기)를 낳았닸꼬.... 얼란(아기)줄 알았더니 벌써 다 커버렸네... 이젠 내가 개 두들켜 패도 안 무섭제~..." 하시며 넉살좋고 웃고 계셨습니다. "암~ 이제, 니 신랑 무서워서 못 그라자제~" "네~ 무슨 말씀이세요. ?"
"니 신랑 간수(교도관) 아이가?" "아저씨는 별 말씀 다하시네요." 아저씨는 60이
넘으신 나이에도 장가도 못 가보시고 평생 홀로 험한 세상을 사셨습니다. 어른들
말씀에는 조상 묘를 잘못 서서 자식들이 다 저렇게 된 것이라도 합니다. 형제분들이 모두들 일찍 죽거나 아니면 이 아저씨처럼 감옥생활을 하셨지요. 그러나 악의는 없었던 것 같아요. 아저씨는 저만 보면 미안해 하시며 그때 이야길 하십니다.
그해 아저씨는 홀로 외로움을 달래시기위해 강아지를 키우고 계셨죠. 새끼 강아지 두 마리 중에 한 마리를 내딸 진이에게 선물을 하시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더군요. "진이 애미야! 그때 일은 정말 미안하데이~!" 이젠 새 삶을 찾아 공공근로를 하고 계시는 아저씨 앞날에 행운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동률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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