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나를 감동시킨 소년원
한수정
2001.07.14
조회 20
지금으로 부터 8년전 노처녀로 있을때 토요일이 참 무료 했습니다.
남들처럼 애인이나 있거나 20대 초반 이었더라면 토요일이 스케줄로 꽉 줄을섰을 텐데 늙은 노처녀에게는 참으로 지루한 날이었지요. 더구나 저는 토요일 부터 휴일인 직업 이었으니까요. 만날 사람도 갈 곳도 없는 저는 하루종일 방에 콕 틀어 박혀 있는 날이 허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저에게도 토요일이면 갈 곳이 생겼어요. 그것도 새벽 부터 저녁 까지 하루를 몽땅 쓸 수있는 스케줄도 있었지요.
그런데 더 금상 첨화는 그렇게 타보고 싶은 경춘선을 타고 호반의 도시라고 이름이 자자한 춘천을 토요일 마다 간다는 것이었지요
이제부터 나의 토요일은 춘천에 맞긴다 하고 처음에 춘천행 기차를 탔죠.
기차에는 토요일이라 M.T 를 가는 사람 연인과 여행 하는사람 들로 만원이더군요 처음에는 호반의 도시라 역에 내리면 호반이 쫙 펼쳐 있고 그위에 안개가 피어오르는 곳이라고 생각 했는데 역에내려보니 작은 역사에 오고가는 사람들로 붐벼서 "뭐 이래" 유명 하다며... 라고 생각했죠.
기차에내려 마중나온 봉고에탄 우리 일행은 춘천 시내를 빠져나와 변두리를 달렸습니다. 한참을 달린 차는 저멀리 회색 콘크리트로 세워진 아주 큰집으로 달렸습니다. 그리아름 다워 보이지는 않았지만 고요함과 쓸쓸함과 외로움을 한눈으로 느낄 수 있는 덩 그란히 큰 집. 울타리가 아주 넓은집. 마치 부잣집처럼 몇 개의 울타리고 감싸있는 그런 집 첫 번째 문이 열렸습니가. 또 조금 가니 두번째 문도 열렸습니가. 외국영화에 나오는 어느 저택에 들어서면 열리는 문 같지는 않았지만 야릇한 기분이었습니다. 그곳은다름아닌 춘천 소년원
어린마음에 잠깐 저지른 실수 때문에 들어온 친구부터 이제 더이상 용납 해 주지 못할만큼의 잘못을 한 친구까지 참 많이 있었습니다.어줍쟎게 내가 물 돕겠다고 그 친구들을 가르쳐 보겠다고 쫒아간 난 그들을 처음으로 만났을 때 참 많이 울었습니다.
이 친구들은 사람이 그리웠습니다. 훈계하고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자기들을 진정으로 사랑해줄 이해해줄 사람이 그리웠던 것입니다. 가정환경이 모두 어려웠고 가정환경이 좀 났다고 했지만 가정의 불화로 안주할 곳을 찾지 못한 그런 친구들이 그곳에서 자기의 잘못을 반성하고 돌아가고 싶은데 다시 받을 상처와 다시 힘들어질 집을 몸서리 치며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때 마음 한곳에 미안함이 들었습니다. 그럭저럭 좋은 환경에서 모나지않게 지내온 내가 저들의 환경을 저들의 마음도 이해하지 못하고 봤던 선입견과 그 친구들에게 무슨 선생 노릇을 할려고 했던 마음이 들킬까봐 말이죠.
토요일오후 동안 그 친구들과 노래도 하고 예배도 드리고 미리 준비해간 간식도 먹으며 이야기하면 금새 헤어질 시간이 되죠.
돌아올땐 또다시 만원인 기차안에서 숨이 막힐때도 많았지만 그 친구들의 웃음을 생각 할땐 하루의 수고가 참으로 감사했었습니다.
그렇게 1년을 조금 넘게 다니다가 결혼을 하는 바람에 못 다니지만 지금도 가끔 그 친구들과 했던 노래. 운동 들이 생각나고 아직도 꾸준히 다니시는 전도사님들이 생각 납니다. 나의 춘천은 이래서 어느곳 보다 뜨겁고 가슴깊이 어려오는 곳이랍니다.
미스미스터 ...그 자리 같은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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