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약먹기
곽재호
2001.07.15
조회 30
동네 허름한 해장국집에 들어가 해장국 한 그릇을 시키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습니다.
주방을 힐끗 보니 머리에 주황색 손수건을 질끈 묶고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손등으로 훔치는 할머니께서
음식을 준비하고 계셨죠.
그 앞을 보니 할머니키에 맞춰 잘 보실 수 있게 벽에 붙여있는
종이 한 장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매일매일 약먹기. 어머니 오래사세요.

해가 비추는 날에도 몹시 흐린 날에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할머니는 주방에서 해장국을 만드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들딸들이 그렇게 어머니를 위해 붙여둔 작은 쪽지..

눈시울이 뜨거워지더군요.

의아하게 쳐다보는 친구녀석의 눈길에 무안해져
너무 뜨럽다면서 땀닦는 척 얼굴을 문지르며 밥을 먹었습니다.
아주 맛이 있었답니다.

류시아 내 가슴에 그리움처럼 눈이 내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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