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계시기에 은혜는 오늘도 자랍니다.
심춘남
2001.07.15
조회 36
날마다 유영재씨를 통해 세상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는 애청자입니다.
언젠가 청각장애 아들을둔 엄마가 보청기를 끼워주고 그아이가 듣고 반응하던 감격을 동감하는 엄마입니다.
93년12월9일 둘째 딸아이를 낳았는데 아이가 울지를 않았어요.
첫아이가 워낙 건강했기때문에 별다른 이상이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때부터 아이와 나와 살기위한 몸부림의 시작이었어요. 병원에서 툉원하려는데 아이가 모로반응이 나오질 않으니 아이를 데려갈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처음으로 하늘이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몸조리는 3일 병원 생활로 끝나고 부어오른 젖 때문에 날마다 병원으로 하루에도 몇차례씩 다녀야 했습니다. 아이가 젖이라도 잘 빨면 좋을 텐데 워낙 힘이 없다보니 입안으로 흘려 넣어주면 한참만에야 겨우 삼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병원에서 아이가 바뀐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과 내가 낳은 아이가 왜.....
하는 절망감과 분노가 교차하던 시간을 지나 겨우 마음을 추스리는데 백일이 다가올 무렵 친정 엄마 가 오셔서 아이를 보시더니 아이가 아무래도 이상 하다는 것이였어요. "엄만 얘가 이상 했으면 좋겠어?" 하고 불안한 마음에 짜증이나왔습니다. "이년아 ! 손주새끼 병신 되길 바라는 할미 있으면 나오라고해" 엄마도 섭섭하신지 그길로 가버리셨습니다. 3개월이 되어도 눈도못맞추고 목이 흐느적거리고.... 아뭏든 나도 의심적은 부분 이었으나 모녀지간으로 만났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던 저에게 웬지 무거운 짐으로 다가왔습니다.
할아버지 소아과 담당 선생님께서 C T 촬영을 해보자고 하셔서 한결과 소 뇌가 덜 자랐는데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 내가 낙심하고 울때가 아니라 아이를 어떻게든 사람을 만들어야 겠다는 모진 에미의 본능 이라고 할까요?
백일 무렵무터 아이는 잦은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 하기를 수차례.....
백일이 언제 지났는지 돌이 언제 지났는지 병원과 집을 들락 거리며 살아주길 간절히 바라는 맘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계속되는 고열로 귀에서 물이 차서 흘러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놀라 이빈후과에 의뢰를 했는데 귀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설마하는 맘을 뒤로한채 눈이 심하게 떨리고 안으로 몰려 서울의 대학병원을 갔습니다. 이왕에 왔으니 귀도 진찰을 받자는 맘으로 진료를 받았는데 아이의 귀는 중이염으로 인해 잘 듣지못하고 있다는 소리였습니다. 수술을 해야하는데 아이가 워낙작고 3돌 지났는데 10kg이 되질 않아 수술도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행으로 안과는 덜 힘드니까 먼저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수술하기를 전신마취 3번과 국소 마취4번을 하고 6살이 되어 처음으로 신발을 사서 신고 비틀거리며 처음 걷던 그 감격을 두분은 모르실거예요.
5살이 되던해 처음으로 하던 "엄마"소리...
큰아이한테 수없이 듣는 소리건만 왜그리 신기하고 감격스러웠던지요.
그러던 아이가 이제는 9살만에 담방초등학교 1학년1반이 되었답니다.
중이염이 자주생겨 보청기조차 할수없었던 아이가 이제는 보청기없이 가까이서 하는 소리는 알아듣고 엄마와는 대화가 될정도로 자랐지요.
아마 저와 제딸의 인생에있어서 가장 잊지못할 은인이 있다면 바로 담임 선생님인 소 장호 선생님 이십니다. 남자선생님이시면서도 가슴이 너무도 따뜻한 선생님이십니다. 아이와 대화도 되지 않으시면서 그맘 을 읽어 주시는 선생님. 그래서 그런지 우리딸 은혜도 선생님을 무척이나 좋아 하답니다.
그동안 은혜가 세상과 섞이게 하려고 무척 노력을 했는데 만일 선생님이 거부한다면 모든것이 물거품이 될것이기에 기도하고 간구했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은혜는 적응을 잘하고 가슴이 따뜻한 선생님과 손이 따뜻한 친구들 덕분에 어느새 여름 방학을 눈앞에 두게 되었지요.
장애아라고 하기에는 아쉽고 정상아 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아이이지만 세상의 잣대 보다는 맘 따뜻한 사람의 아름다운 공동체로 살아가는, 그래서 울타리가 없는 세상에서 맘껏 꿈을 펼치고 살아 가길 부족한 에미는 오늘도 기도 한답니다.
베이시스 나의 나를 사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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