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보기...
노경덕
2001.07.16
조회 24
장마철이라 그런지...예고없이 쏟아지는 소낙비에 혼비백산 아이들을 챙겨봅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쌍둥이에게 우산을 갖다주어야 하고, 집앞에서 세발자전거를 타며 시간가는줄 모르고 노는 일곱살백이 작은놈을 불러야하는 시간입니다.
뭐가 그리 마음에 안드는지 업히고도 칭얼대는 돐지난 아기는 목욕을 시켜줘야 할것 같습니다.
아이 넷을 둔 아줌마냐구요....?
양희은,김승현씨 안녕하세요.
여성시대를 유일한 낙으로 살아가는 육순의 중늙은이입니다.
지금 나열한 아이들은 사정상 아이들을 돌볼수없는 딸과 막내아들의 금지옥엽들이죠.
언제부턴가 한놈한놈 맡아 키우다보니 이제는 아이들키우는 것이 너무 당연스러워졌습니다.
딸다섯 아들하나, 육남매 키우면서 보낸 인생인데...이제는 손주녀석들까지 제몫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제손을 거쳐간 손주들만 여섯입니다.
모두다 어렵던 시절....IMF라고 하더군요.
10여년 몸담았던 회사에서 큰사위가 퇴출당하자, 살림만하던 큰딸이 팔을 걷어부치고 작은가게를 차리기 시작했을때 부터였습니다.
그때 큰딸의 아이들이 아홉살,일곱살....
큰아이는 이제는 중학생이 되어 학교수업 끝나면 보습학원에 갔다가 집에 돌아와 엄마가 해야할 부분까지 모두 끝내놓는 야무진 아이로 자랐습니다.
한참 엄마,아빠의 품안에서 재롱을 피어야 할때...아무리 할머니,할아버지가 다북한 사랑을 주어도 부모의 사랑에 비할까요..?
일곱살이던 작은아이는 한동안 현관앞을 지키고 앉아 엄마를 부르며 몇시간이고 울곤했었습니다.
막 일을 시작한때라 어쩔도리도없어, 가족들의 가슴만 애태우게 했었죠.
지금도 그때 기억을 가슴에 묻고 사는 작은아이도 내년에 중학교를 갈 정도로 훌쩍 커버렸습니다.
그리고, 건강이 좋지않은 둘째딸의 쌍둥이도...
오후에 학습지교사를 하는 셋째딸의 아이는 유치원이 파하는 시간에 맞쳐 아이를 찾아와야합니다.
딸만 위한다고 생각할까봐 며느리가 부탁도 하기전에 맡은놈이 이제 첫돐을 넘긴 간난쟁입니다.
요즘 아이들 키우는것...여섯자식 키우면서 자식 키우는데 이력이 났다고 자부하지만...정말 어렵고 힘이 들더군요.
쌍둥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준비물 챙기랴, 숙제 도와주랴, 간신챙기랴...
초등학교 2학년 숙제가 뭐 그리 어려운지...
행사많은 유치원에 참석하는 건만도 벅찬일이랍니다.
한글공부도 시켜야하고...
간난쟁이 뒤치닥거리도 해야하고...
양희은 김승현씨...아무리 세상이 좋아지면 뭘합니까...?
세상은 좋아졌지만...살기엔 더 급급해진 젊은사람들이 늦도록 경제활동을 하는동안 남겨진 어린아이들은 해방되고 싶은 노인네들의 차지가 아닐까요..?
아니...손주들 봐 주는것까지 부모의 도리가 되버린것 같네요.
엄마,아빠 만큼의 사랑은 주진못해도...7년동안 제품에서 자랐던 큰손주녀석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아끼고 생각하는 마음 때문에, 오늘도 힘을 내어 아이들을 돌봅니다.
세상에서...할머니, 할아버지를 가장 사랑한다는 그말에 용기를 내야 겠죠.
참, 얼마전에 일곱살 손주놈이 미끄럼틀에서 떨어져 팔에 기브스를 했는데...이제 3일후면 기브스를 풀게 됩니다.
유영재씨가 축하해주시겠어요.
아이 봐준 덕은 없다더니...아이가 다치고 나니...딸아이에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젝스키스 기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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