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속마음...
민병연
2001.07.16
조회 28
안녕 하세요
저는 대전에 사는 오십대를 코앞에 둔 아줌마입니다.
한달 전인가 우리 낭군님 께서 그러더군요
조금만 참으면 불 4개 나오는 가스렌지 쓰게 해준다구여
믿지는 않았지만 진지하게 애기하는 품으로 봐서 혹시나 하
고 내색 않고 기다렸습니다..
저는 아주오래된 불 2개 나오는 가스렌지를 쓰거든여
너무 오래써서 불 켤려면 몇 번을 껐다 켰다 안돼면 휴지
돌돌마러서 불 부쳐서 키는 것이안쓰러웠나 봅니다.
낭군에게 물었죠 가스렌지 언제 사느냐구..
하는말이 기다려 보라는겁니다.
밭에서 일할때는 차에다 볼륨 크게 틀어놓고 (봉고트럭)이
웃 밭에서 일하는 아줌마들 까지 신날 정도로..
그러기를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뒤에 낭군님 그러더군요
꽝인가 보라고..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여성시대 편지 보낸사실을요..
낭군님이 쓴 글을 읽었습니다.{내사랑 할머니} 라는 제목
을 붙여더군요
무뚝뚝한 남편이 그런면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
다.
어머나~~~~~~~!
놀랠노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너무나 잘 썼더군요
햇볕에 그을려서 겉은 불탄 감자처럼 새까맣고
무뚝뚝하기가 하기가 쇠말뚝 같고, 여기저기 퉁퉁 들어받는
소리잘하는 남편.
겉과속이 같은줄 알았더니.
따스한 봄날처럼 속정이 그리도 깊을줄이야.......
그때부터 저는 풀쐐기처럼 잘 쏘고 화 잘내는 남편을 존경
하기로 했답니다.
얼마전만 해도 가슴 아래로 보이던 남편이 고개를 번쩍들
고 봐도 눈이 부시게 멋있어 보이는겁니다.그래서 낭군님이
라 부르기로 했답니다.
님들 께서 뽑아 주시지는 않았지만 제마음은 가스렌지 받
은 것 만큼의 기쁨으로 행복가득합니다.
우리 낭군님 말했지만 농사짓는일은 돈대는일 아닙니다.
허리가 휘어지고 팔다리가 저리도록 일해도 빈손일때가 한
두해가 아니랍니다.
조그마한 포도 밭을 하는 우리 가족.
아침 일찍 서둘러 시작하여 두분 님들 읽어주는 사연 들으
면서 12시 까지 포도 따는 일을 합니다. 비닐 하우스 안이
라 땀으로 목욕하고 파김치가 돼어 밖으로 나오면밖에서
불어주는 바람이 그리도 시원 할수 없습니다.
트럭뒤에 포도 가득 실고 집에오면 세분 노인들 마당 가
득 일할 준비 꼼꼼하게 챙겨 놓으시고 시원한 보리차로 더
위를 식히며 한숨 돌립니다.
선풍기 돌아가고 구십이 넘은 할머니는 제옆에서 박스 접으
시고. 팔순이 다되가는 아버님 어머님은 돋보기 흘러내려
코에 걸으시고 저울로 포도 200그램씩 달아주시면
저는 랩싸는 기계로 휙휙소리가 나도록 열심히 팔을 돌려됍
니다.
실은 초보라 아직 서툴지만여.
그중에도 할머니가 제일 바쁘십니다.
잠시도 가만히 게시는 성격이 아니기에..
유난히도 할머니 신만 물고 가는 강아지 앞발로 차고,야옹
거리는 고양이는 시끄럽다고 뒷발로 차고. 닭알났다고 꼬꼬
댁 거리면 알꺼내다 큰손자 마시라고 손에 쥐어주고.....
우리낭군 아직도 할머니가 자기를 제일 좋아 하는줄 알고
있지만..
실은 저를 좋아 한답니다.
종가집 맏며느리로서 시집온지 20여년 넘었지만 몸과 마음
편할날 별로 없었답니다.
위로 층층시하 어른들 밑으로 낭군 동생들 할머니가 눈물
닦아주고.
바람막이 되어주셨기에 오늘 이글을 올릴수 있습니다.
낭군님 편지에 그랬더군요
위로 어른들과 가족들이 있기에 행복하다고....
저는 어떠했을까요.
아직도 동생들 일로 가슴앓이를 하는 저와남편....
제발 이제 사십줄이 다 넘었으니 자기들 앞길은 본인들이
헤쳐나가라고여..
정말 외치고 싶습니다..
두손 번쩍들고 강력하게..
남편 어께에 무거운짐 내려놀수 있도록 힘좀 실어 주세요.
저는 남편의 속마음을 알았기에
작은곳에서 큰 기쁨을얻었답니다.
내일은 제가 편지 보냈으니 또 얼마간 기다림의 연속 일
것 같습니다.
방송 들으며 혹시나 오늘 ,아니면 ,아니면 내일.
읽어주시길 고대하며......
얼마간은 행복해 하며 콧노래도 부르며 열심히 일하니다
최진희ㅏ 철없는 새가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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