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사랑방 누렁개...
강문영
2001.07.17
조회 32
지난 7월5일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 말씀을 드리려고 한자 올립니다.
지금으로 부터 7달전...
저희 어머님은 족보가 너무 복잡하다 못해 혹여나 알아볼려면 동네 전체 개들을 모조리 불러놓고 하나하나 따져보아야만이 겨우 알수 있을법한 누런 강아지 한마리를 얻어오셨습니다.
고향 생각도 나고 해서 이런 개를 한마리 키우는게 소원이시라던 나의 어머니...
평소 시골의 누렁개를 너무나 정감있게 생각하시던 어머니...
하지만 그 강아지가 시간이 지나 어른 개가 되고 나서 일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보름달이 뜨는 저녁이면 난데없이 늑대소리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개가 울부짖는 소리도 아닌 희안한 소리로 그 놈은 읖조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우" "아~~~~우"
너무 시끄러워 밤잠을 설치때면 항상 이렇게 말씀하시는 우리어머니...
"저것이 분명 전생에 창을 꽤 잘하던 명기였을 것이여...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노래를 잘부를수 있는다냐..." 하시는 겁니다.
남들이 듣기엔 분명 개우는 소리를 우리 어머님은 노래로 들릴 정도이니 그 정이 얼마나 깊었을지 두분도 예상되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날이 더하면 더할수록 이놈의 개는 그길이 가 어느정도가 끝인지 모를 정도로 자랐고 밤이면 밤마다 늘 하던 노래는 점점 그 소리를 좀더 크게, 좀더 길게 읖조리는 것이 였습니다.
그러자 끝내는 동네주민의 항의 가 들어왔고 끝내 밤이면 그 개를 집안으로 들여놔야 할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있으면 달이 안보이니까 안짖을줄 알았는데 아 글쎄 요놈이 지능이 좋은가 어쨌는가 세상에 인제는 아에 창문에 비치는 달빛만 봐도 우는게 아니겠어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집밖에 내놔도 시끄러운 그 소리가 집안에서 쩌렁쩌렁 울려퍼지면 어땠을까를...
거의 그다음날은 가족들 모두가 눈이 시뻘개 지도록 잠을 설쳤고 모두들 어머니의 눈을 피해 누렁이를 한대씩 쥐어박고는 출근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던 어느날....
이상하게도 밤이면 달빛을 보며 창을 부르던 그놈이 울지를 않는것입니다.
왠일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날은 잠을 편히 잘수있단 생각에 가슴은 휠 가벼웠습니다.
허나 어머님은 자식같이 여기던 누렁이가 잠잠해진 것을 보고는 어디가 아픈가 싶어 걱정이 되셨는지 다음날 날세면 병원에 데려 가셔야 겠다고 하십니다.
그렇게 하여 사건의 다음날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평소 다리가 불편하여 오래 걷지 못하시던 어머님은 동물병원까지 버스로 3정거장은 족히 걸리는 거리를 걸어가기 두려우셨던지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가시겠다 하십니다.
"엄마 이렇게 큰 개는 버스기사가 안태워 줘요.."
"워매.. 그냐잉? 그라믄 우짠데 이를... 가기는 가야 헐텐디... 큰일이고마..."
그러더니만 어머님은 어디서 구해오셨는지 커다란 라면 상자를 펼쳐보이며 누렁이를 그안에 집어넣으라 하십니다.
그리고선 저를 앞세워 같이 동물병원에 같이 가자 하십니다.
그렇게 하여 버스에 오르는데 기사아저씨왈...
"어이 아주매요.. 고것이 뭐다요?"
"아따 기사양반 궁금한거 너무 많으믄 다쳐요잉... 기냥 먹을 음식이니께 신경쓰덜말고 어여 오라이 합시다.."
그렇게 한참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한정거장을 앞에두고 있을즈음... 승객이던 어느 아주머니왈..
"어머 아줌마! 상자에서 국물이 세네... 저봐요.. 국물이 세나오잖아.. 아휴 근데 뭔 국물인지 찌린내가 심하네.. 음식이 쉬었는가봐 "
차에 오를때 기사한테 음식이라고 하신걸 기억하셨는지 그아주머니는 찌린내 나는 국물이 센다고 난리였습니다.
엄마와 저는 너무도 창피하고 황당하여 어쩔도리를 모르고 서로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한정거장만 가면 병원에 도착을 하게 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냥 내려야만 할것 같았습니다.
"엄마.. 그냥 내려서 걸어가자.. 안되겠다.."
그렇게 엄마와 눈빛을 오가며 그 상자를 들으는 순간....
"깨 갱깽깽.. 깽깽......"
그만 축축하게 젖은 종이상자가 힘을 잃어 그안에 있던 음식의 실체(?)가 많은 승객앞에 모습을 드러낸것입니다.
어찌나 황당스럽던지..
모두들 하나같이 경멸스럽다는 눈길앞에 엄마와 저는 어쩔도리를 몰랐습니다.
어찌나 바늘방석 같던지..
겨우 정거장에 도착한 버스의 문이 열리자 마자 엄마와 저 그리고 누렁이는 잽싸게 몸을 날려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축 늘어진 한숨을 쉬었답니다.
참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후끈거려 집니다.
그래도 요즘은 장마 덕분으로 구름에 달빛이 가려져 그나마 다행이 편한잠좀 잠니다.
비가 자주자주 내려 주어야 할텐데...
하지만 아니여도 좋습니다.
저녀석이 노래를 자주 불러줘야 뱃속에 새끼들이 태교가 좀 될테니까요..
몇마리나 낳으려나...
어머니는 그러십니다.
"한 열마리 낳으믄 쓰것다.."
제생각은 그렇습니다.
열한마리 개들이 우리집 마당에서 밤이면 밤마다 노래를 하게되면 차라리 내가 집을 나가야 겠다고 말이죠...
그러나 이맘은 변함없습니다.
"누렁아! 네가 건강하게 출산하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알랴뷰~~~~"
야다 사랑이라는 것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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