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의 악동들
송영두
2001.07.19
조회 25
내가 지금 50대 후반이니까 아마도 40년은 지난 어린시절 이야기다.
지금 아이들 처럼 첨단 장치가 달린 장난감이나 컴퓨터가 뭔지도 모르던시절 놀이감이라야 여자 애들은 공기나 고무줄놀이 사방치기 정도고 남자애들은 말뚝밖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자치기 좀나은것이 주먹만한 고무공으로 축구를 하는것이 전부였던 시절이야기다.
우리 동네 악동들은 시시하게 여자아이들의 고무줄이나 끊는다던지 하는 짓거리는 하지 않았다. 악동이라는 이름을 들을수있는 녀석들은 동네에 한 서너명 있었는데 그 중에는 칠칠이라는 별명을 갖고있는 녀석이있었다. 못된 짓거리는 같이하고서는 나중에 붙잡혀서 혼나는것은 거의 칠칠이 뿐이었다.
예를 든다면 길 한가운데 구덩이를 파고 그 속에 오물(?)을 넣고는 나무가지 같은것으로 얼기 설기 놓고 그 위에 흙으로 살짝 가려 놓으면 왼만한 사람은 길과 혼돈하게 되어있었다,그렇게 해놓고는 멀리 숨어서 관찰하는것이다. 누가 빠질까? 빠지고나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가슴을 조이며 누군가가 걸려들기만을 기다리다보면 꼭 한사람 피해를 보는사람이 있게마련이다. 그러다가 그 대상이 동네 깡패같은 형한테 걸리면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가는데 대부분 거북이같은 칠칠이만 잡혀서 혼나기 일수였다. 또 이런일도 기억난다.
머리카락 보다도 가는 코일선을 풀어서 한쪽 끝에 지폐를 매달고는 길거리에 남겨두고 한끝을 잡고서 골목 모퉁이에 숨어서 누군가를 골려 주는것인데 젊은사람들에게는 잘못핟라가는 돈을 잡힌다던가 눈치가 빨라 속지 않을수가 있어서 대충 여자 노인네 들이 잘 속으셨다. 길거리에 떨어져있는 돈을보고 "이게 왼 횡재냐?"하면서 잡을려고 하면 날아가고 또 쫒아가서 잡을려면 도망가고 노인네는 그것이 바람 때문이려니 생각하시고 서너번은 더 쫒아가다가 결국엔 눈치 채시고 애들을 혼내고 하시던일. 한번은 칠칠이 할머님이 그 일에 걸려드셨는데 그날 집에 들어가서 되지게 혼났다지 뭡니까. 칠칠이가 정말로 혼난 이야기는 이제 부터입니다.
우리 동네 미나리광에는 가끔 난장판이 벌어졌다. 물론 써커스도 천막쳐지고 원숭이도있고 트럭에 난장이와 밴드들이 타고는 신나게 나팔을 불면서 시내를 한바퀴 돌면은 그 뒤를 쫒아다녔던일도 생각난다.
그때부터 써커스가 천막을 걷고 떠날때까지 그 근처가 우리 악동들의 놀이터이자 아지트인 셈이다. 써커스가 보고 싶어도 입장권을 살 돈이 없었던 우리들이지만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구경을 하고 말았다.
1부는 묘기 백출의 써커스고 2부는 손수건을 적시는 눈물없이는 볼수없는 악극이고 3부는 노래와 춤이있는 쇼였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 옛날에도 쇼걸들은 화려한 옷에 겨우 가릴곳만 가리고 나와서 춤을 추었는데 우리들은 그춤추는 무희들을 골려주던 생각이난다.
지렁이 고무줄이라면 생각이 나실런지 철사줄이 가운데 있는데 이것을 살살 비틀고 돌리고하면서 철사를 뽑아내면 고무줄만 남는데 이 고무줄이 탄력이 보통이 아니다.이 고무줄을 엄지와 검지에 묶고 가는 철사를U자로 구부려서 고무줄에 걸고 새총처럼 늘였다가 놓으면 보이지도 않는 촐알이되어 날아 가는데 이것을 맞으면 따끔한것이 몹시 아프다.
한참 밴드에 맞춰 춤추는 무희들에게 이것을 쏘아 댔으니 맞은 무희들은 깜짝 깜짝 놀랐지만 춤을 멈출수는 없고 그것이 재미있다고 자꾸 쏘아 댔으니... 그런데 그런짓을 하고는 약삭 빠르게 다른 애들은 춤이 끝나기도 전에 그자리를 슬쩍 피했는데 그것도 모르고 그곳에 남아있던 칠칠이는 써커스 단원에게 붙잡혀서 죽지 않을만큼만 맞았다지 뭡니까. 맞은 몰골은 말않할랍니다.
조용필 내가 어렸을 적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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