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꽃물을 곱게 들이고``
KL577
2001.08.11
조회 20
봉숭아 꽃물을 들인다고 백반을 사 나르고 봉숭아 꽃과 잎
을 곱게 빻아 놓았지요.
예전엔 아주까리 잎으로 손톱을 싸고 실로 매었는데 오늘
은 딸아이 손톱위에 봉숭아 으깬것을 올려 놓고 랩으로 둘
둘말아 실로 칭칭 동여맸습니다.
행여 아이가 아프다고 할까 걱정되어 살살 묶었더니 꽉 묶
어야 꽃물이 예쁘게 든다며 다시 묶으라고 하더군요.
여자는 여자인가 봅니다.
딸아이 꽃물을 들여 주고 저도 손톱과 엄지 발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였습니다.
''당신 뭐야? 그게... 지저분하게 어서 끌러요."
"싫어요. 그냥 둘래요. 첫 눈 올때 까지 봉숭아 꽃물이 지
워지지 않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지 않아요? 혹시 알아요?
당신이 내 손톱 예쁘다고 할지..."
침대에 꽃물이 들까 염려되어 딸아이랑 둘이 거실에 누워
옛날 이야기를 하며 여름밤을 보냈답니다.
조성모 You &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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