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20만원, 금 목걸이
김수옥
2001.08.12
조회 21
안녕하세요
저는 26세의 평범한 회사 여직원입니다
오늘 저희집에는 무척 가슴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 엄마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식당에서 주방일을 하시는데요,오늘이 바로 월급날이었습니다
올해초까지만 해도 저희집은 한식집을 하고있었는데
그동안 누적된 적자로 인해 결국 많은 손해를 보고 가게를 팔았고,지금은 다른집에 일을 하러 다니십니다
아침에 출근하는 제게 엄마는 저녁에 월급받으면 불고기를 해놓을테니 빨리 오라고 하셨고,저도 웃으며 그러마고 했습니다그런데 저녁에 집에오니 이게 웬일입니까
엄마가 저를 보시더니.. "이를 어쩌냐.. 엄마가 지갑을 잃어버렸구나.."
하시며 울음을 터트리셨어요 퇴근무렵에 월급 60만원을 받아서 지갑에 넣고 장을 보시다가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게 웬지 불안해서 그중에 30만원을 꺼내서 은행
현금인출기에넣으셨대요그리고 남은 30만원을 들고 다시 시장으로 가는데 가뜩이나 더운차에 오늘따라
목걸이가 머리카락에 자꾸 걸리고 짜증스러워서 목걸이를 빼서 지갑에 넣고 다니셨대요 장을 보고 마지막으로 슈퍼에서 몇가지를 산후 집에 가는데 순간 손에 지갑이
없다는걸 발견했고 그때부터 정신없이 걸어온길을 되돌아가며 찾아봤지만 지갑은 온대간대 없었답니다

분명 슈퍼에서 나올때까지만해도 있었다면 길에서 떨어뜨린게 틀림없는데,
아마 귀가 어두우신 엄마가 그 소리를 못 들은것 같았습니다 저도 무척 속상하고 안타까웠지만 엄마는 또 얼마나 속상하실까 싶어서애써 웃으며 그나마 30만원이라도 건졌으니 다행이라며 위로했지만 엄마는 돈도 돈이지만 목걸이가 더 아깝다며 결국 또 눈물을 흘리셨어요
그 목걸이는 3년전에 오빠와 제가 첫 월급 탄 돈을 모아서
만들어드린거 였거든요
엄마의 유일한 패물이었고, 어린 자식들이 고생해서 번 돈으로 선물한걸잃어버렸으니 이 죄를 어쩌냐며 자꾸만 자꾸만 우셨어요조금있다 오빠가 오고 이야기를 듣더니,
혹시 지금이라도 찾을수도 있다며 그길로 달려나갔어요
하지만 나간지 3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시간은 벌써 밤 10시가 되었습니다
이제 엄마는 잃어버린 지갑보다, 밤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 오빠걱정에 더 애가 타는듯 했습니다
10시 30분쯤 되었을까...
대문이 열리며 온몸이 땀범벅이 된 오빠가 돌아왔습니다
지갑 찾았다며 큰소리로 말하며 달려오는 오빠의 손에는
돈 20만원과 영수증이 들려있었습니다
"이거는 엄마 돈이구요, 아, 이거는 엄마 선물이에
저기 적힌 날짜에 찾으러 가시면 되고요, 먼저거보다 더 예쁜거에요"물론 지갑을 찾았다는 말은 거짓말이겠지요
그 흔한 신용카드 하나 없는 오빠가 돈을 구하느라 이제껏
뛰어다닌 거겠지요말없이 영수증을 보시던 엄마는 그저 고맙다고만 하시며울고 또 우셨어요
"지갑 찾아와도 또 우세요? 엄마, 우리 오랜만에 맛있는거 시켜먹읍시다 뭐 드실래요? 짜장면? 탕수육? 통닭? 네~ 어서요~" 라는 오빠의 장난스런 말에 엄마도 모처럼 웃으셨어요물보다 진하다는 사랑을 느끼고 또 느낀 하루였습니다
오늘 액땜을 했으니 앞으로 살다보면 좋은일도 있겠지요
엄마는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은 저희들이라고 말씀하세요 저희들도 엄마가 제일제일 소중합니다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사랑합니다
이문세 사랑은 한줄기 햇살처럼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