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동생과 함께한 한달...
황지현
2001.08.12
조회 27
배낭여행을 위해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는 동생의 말에 전 얼른 그랬습니다. 여기 아르바이트 구하는데 많을테니 방학동안 여기서
머물면서 지내라고 말이죠.
친정은 경기도 광주에 삽니다. 제가 결혼하고 얼마 안가 분당에서 경기도 광주로 이사를 갔거든요. 아무준비도 없이 결혼한다는 저의 말에 부모님은 살고계신 집을 전세로 주고 분당에서 가까운 광주로 이사를 간것이죠. 저야 결혼해서 나가니깐 상관이 없지만 그때 제 동생은 고3이었습니다. 학교문제도 그렇고 미술을 하는 동생은 매일 늦게까지 끝나는 학원땜에 정말 고생이었죠. 정말 미안했지만 그땐 왜그렇게 철이 없었는지 제가 행복하니깐 남들도 다 그렇게 보였었나봐요. 결혼한지 3년이 지났고, 제 동생은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5살차이가 어렸을적엔 정말 하늘과 땅차이라고 느꼈었는데 다 같이 성인이 되고 나니깐 대화하는데 큰 불편이 없더라구요. 오히려 동생이 저를 따돌리는 입장이죠. 아줌마랑 대화가 안통한다구요.
7월달 한달을 그렇게 같이 보냈습니다. 결혼전 같이 살았을때처럼 아무것도 아닌일에 말다툼으로 싸우기도 하고, 제가 하기싫은 청소며 설겆이를 가끔 시키면서 팥쥐언니처럼 굴기도 하고, 거기다 한술 더 떠서 3살난 저의 개구장이 아들녀석도 제 동생을 괴롭히는데 한몫을 했죠.
그리고 아무래도 처제가 와있으면 불편할텐데도 오히려 반갑게 맞아주고, 형부노릇 하느라 없는 돈에 용돈까지 저 몰래 챙겨주는 남편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내색은 안했지만요. 오히려 그 미안함을 뻔뻔함으로 대신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오늘 동생은 친구들과 배낭여행을 떠났습니다.
하루가 지난것도 아닌데 왜그렇게 궁금하고 보고 싶을까요? 마치 딸을 여행보낸것처럼 불안하기도 하구요.
아까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통장에 왠 돈을 그렇게 많이 부쳐주었나며...알고보니 남편이 또 저몰래 동생 여행경비에 보태쓰라고 거금 이십만원을 부쳐준거 있죠? 그런 말없이 하는 남편의 행동에 가끔 놀래지만 정말 고마왔습니다.
다음주 월요일에나 동생을 보게 되겠네요.
''연선아! 우리집 식구 선물 사오는거 잊지 마라. ''
베이시스 시간이 시작되기 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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