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돋보기 안경을 끼고, 또 그만큼이나 커다란 대바늘을 들고 엄마는 뭔가를 열심히 시도하고 계셨다.
자그마한 체구에 구부정히 앉아서는 말이다.
"엄마 뭘 그리 열심히 하고있어?"
나는 넌지시 묻고는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는 돋보기 안경까지 쓰시고는 실끝이 가지런히 모아지게끔 입가에 갖다대시고 침까지 묻혀 시도하고 계셨던 것이다. 나는 얼른 엄마의 손에 쥐어진 대바늘과 실뭉치를 뺏아들었다. 그순간 나도 모르게 뜨거워지는 눈시울에 나는 애써 태연한척 엄마가 여러번 시도했던 그 대바늘에 실꿰는 구멍에 한번에 실을 꽂아 주었다. 나는 대바늘에 구멍이 차라리 작아서 실꿰기가 어려웠었더라면 하고 한번 생각해보았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이겠지만....그 대바늘의 크기만큼 커다란 바늘 구멍은 엄마의 약해진 시력과 더불어 이제는 늙어 구부러진 엄마의 허리처럼 내마음을 한없이, 한없이 아프게 찌르는것 같았다. 내게는 너무나 커다랗게만 보이는 바늘구멍인데.......아니 누가봐도 커다란 바늘 구멍인데.....
"바늘 구멍이 이렇게 큰데 엄마는 이것도 못찾어"
나는 괜히 엄마에게 소리질러보았다. 나도 모르게 화가 났었나보다.
"늙어서 그래....."
엄마의 목소리는 왜그리도 희미하게 들리는지......
서글펐다. 시간이 지나가면 나도 엄마처럼 늙어가는것은 당연할텐데..내 엄마만은 언제나 건강했음 하는 이기적인 욕심이 들었나보다..
아니 나이 27에 언제나 막내로 투정부리며 내 욕심만 챙기며 아직도 백수로 엄마의 걱정꺼리가 되가고 있는 내 자신이 화가 났었나보다.
늘 퉁명스럽고 말썽많은 막내딸도 이제는 엄마의 그늘에 쉴수있는 나이가 아니고 내 그늘에 엄마를 쉴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엄마에게 전해주고 싶다. 아직까지 한번도 하지 못한 그말을....
"엄마 사랑해..그리고 내가 효도할때까지 오래 오래 건걍해야해..."
조용필 프리마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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