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큰 아이
한미희
2001.08.12
조회 26
눈이 크고 이쁜 연정. 눈이 너무 커서 눈물이 쏟아질것만 같은 아이..그러나 연정이는 너무 너무 씩씩한 고3학생이다..
지금은 고3.... 고3이라고 하니 한참 공부해야 할 나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어찌 된 일인지 연경이는 내가 늘 공부를 가르치는 데 늘 볼때마다 공부에 집중을 잘 못한다. 늘 제가 이야기할때는 뭔가 늘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아이 같다. 그냥 공부를 하기를 좋아하지 않는가보구나 라는 생각만 했다. 그런데 연정이에게는 이상한 점이 있었다. 늘 씩씩한 연정이는 이상스럽게도 엄마랑 같이 살지 않고 이모랑 오빠랑 사는 점이다. 도저히 너무 착하고 씩씩한 연정이여서 부모님이 잠깐 외국에 나가계시구나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몇일전에 나는 연정이가 공부를 안하는 것을 꾸짖으면서 나의 젊었을적 고생했던 이야기를 했고.. 선생님에게는 참으로 힘든일이 많았다고....
그러나 ''선생님 저한테 부모님 안계시거 아시죠?''라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나는 갑자기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으면서 연경이한테 공부만 하라고 다그쳤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연정이는 중학교때 아버지가 사업이 실패하시는 바람에 뇌졸증으로 쓰러지셨다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리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안계시는 가정을 꾸려나가시다 암으로 고등학교 1학년때 돌아가신 거다...
그래서 둘째 이모님께서 연정이랑 오빠를 보살펴 주고 계셨던것이다.. 따뜻하게 잘 대해주시지만 부모님의 사랑과는 뭔가 다른게 있을 것이다. 또한 연정이의 오빠는 그런 어려운 과정을 겪으면서도 그래도 명문대라 불리는 연세대에 합격했다.. 이제 모든 시선이 연정이에게만 쏠려있는데 연정이는 그렇게 공부에만 열중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보고 싶을때면 아빠랑 엄마가 잠깐 여행떠나셨다고 생각하면 괜찮아졌는데 요새는 그게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아빠랑 엄마가 더 보고싶어요'' 라고 말을 한다. 그래서 공부를 할수가 없어요...
너무나 씩씩한 성격이기에 연정이가 하는 말이 가슴을 더 아프게 한다. 그래서 고3이 끝날때까지 내가 가르치는 과목외에 다른 과목을 함께 봐주면서 늘 수시로 확인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의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만 같아서 안타깝다...
글구 연정이가 씩씩하게 늘 지내줘서 고맙다.. 연정아. 고맙고 우리 뭔가 한번 해보자....
UN Take It Hig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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