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었지
김민희
2001.08.14
조회 21
때는 1972년 살얼음 같은 추위가 몰아치던 겨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당시 만해도 시골 조그마한 마을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죠
돈도 돈이 겠지만은 학교에서 그 사실을 알게된다면 다음날 다른아이들과 함께 정상적으로 학교에 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오메 무서븐 것!
그래서 저는 친구들과 영화관 주인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 아르바이트라고 하는 것은 주인집에서 땅콩을 까는 것이었죠
땅콩 한되씩을 까면 5원을 주거나 팔목에 영화를 볼 수 있는 사인을 해주었죠
물론 그때 까는 것 보다 먹는 것이 많아서 문제였지요.
그러던 어느날 어느 친구가 땅콩 까는 것이 지겨워서 꾀를 냈습니다.
그 친구 왈 "야들아! 마카 들어보거라 너거덜 땅콩까는거 지겹지 않나? 내는 지겨버 죽겠다 고마"
"맞다! 맞다 내도 지겹다 그라면 우얄낀데?"
"나한테 윽수로 좋은 방법이 있다."
"머꼬, 머꼬?"
"내가 저번에 써봤던 방법인데 극장 뒤로 가면 통시(지금의 화장실) 있다아니가 거 밑으로
드가뿌면 되는기다 알겠나 야들아?
저희는 모두 그 친구에 말에 환호하면서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조심조심 극장 뒤 화장실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시절에는 제례식 화장실 이었던거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사람들의 흔적으로 가득찬 그 곳에 벽돌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경험이 많았던 친구부터 시범을 보이며 올라가기 시작했죠
그러다 사람들이 볼일을 보러올때면 뻥뚤린 구멍의 옆으로 머리를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하나 둘울 친구들이 올라가고 드디어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올라갔던 터라 벽돌이 삐뚤어져 있는 것도 모른 채 저는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물컹물컹한 바닥을 박차고 올라서 벽돌위로 올라가던 순간!!
그 위태위태 하던 벽돌이 그만 무너져 버린 것입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영화한번 보겠다고 똥통까지 들어 온 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렇게 큰벌을 내리시지는지...
그덕에 저는 다리가 그 오물속에 빠져야만 하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갯벌같이 질벅한 그속에서 저는 저의 불쌍한 다리를 끌어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 은은하고 뇌세적인 향기들로부터 뼈속까지 공격받은 후였습니다.
그렇다고 영화보기를 포기할 제가 아니였습니다..
오물들로 인해 얼어붙은 다리를 이끌로 그래도 공짜 영화를 볼수 있는다는 기쁨으로
영화관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한자리를 차고 앉아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죠
그 영화가 어찌나 재미있었던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던 그때 저는 남모를 추위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주위를 보았죠.. 그 순간 전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의 전방 10m터 이내에는 그 어느 누구도 없었습니다
그 이유인 즉 저의 그 냄새 때문에 주의사람들은 하나씩 하나씩 정신을 잃고
자리를 떠났던 것입니다.
그 이후로 저는 영화관에만 가면 그 생각이 납니다. 그래도 그립습니다
태사자 Blue Birth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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