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 된 우리엄마!
윤소영
2001.08.14
조회 27
얼마전부턴가 아침에 쌀쌀할 정도로 서늘하더니.. 오늘은 또 왜이리 비가 많이 오는지.
언젠가 부터 비가 내리면.. 전 걱정이 되는 사람이 있답니다..
바로 우리 엄마죠.. 제가 대학교 입학할때쯤 저희 아빠 사업의 부도로 저희집은 하루아침에 모든걸 잃었습니다. 그때까지 궂은 일 안해보시던 엄마께서..사회 일을 시작하신거죠.. 첨에는 음료수 외판원부터 보험설계사..파출부..그리곤 오늘까지 식당일을 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연세는 이제 40대 후반이신데.. 허리며, 다리며 비가 오는 날은 잠을 이루시지 못할정도로 아파하시더라구요..
그런 엄마 보면서..전 언제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런 엄마가 요즘은 너무도 즐거워 하세요..
훌륭한 한식당도 아니고, 그렇다고 번듯하고 깔끔한 10평짜리 가게도 아니지만..
엄마가 주인이 되신 떢볶이 포장마차를 시작하시게 되었거든요..
요즘은 포장마차도 자리값 명목으로 가게비를 받지만.. 그래도..이걸 시작하게 되셨다며 요즘 싱글벙글..웃음이 떠나실줄 모른답니다.
갑자기 동생이 어디서 알았는지 한번 해보지 않겠냐는 말에. 엄마는 걱정이 되셨다고 해요..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니어커 행상이고 더군다나 갑자기 구할수 있는 돈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전 월급 모은걸 다 내 놓았고. 제 동생도 어디서 빌렸는지 보태었답니다..
그래서 주주가 2명이나 되는 사업체에 사장님이 되신거죠..
떢볶이, 순대, 오뎅, 컵라면, 번데기 등등.. 예전엔 길에서 그런것들을 먹으면서도 들지 않던 생각들이 요즘은 지나치다가 보이는 니어카 행상만 봐도 엄마 생각이 난답니다..
오미희언니... 제 소원은요.. 이제.. 비와 눈과 바람을 피할수 있는 단 1평짜리라도 좋은니.그런 가게를 엄마한테 만들어 드리는 거에요..
거짓말처럼 절던 다리가 아프지 않다며 웃으시는 엄마께..
고맙고 ,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전해주시구요.. 앞으로도 곁에서 엄마를 지켜드릴수 있는 딸이 되겠다고 전해주세요..

신청곡은 진주의 그대와 나 언제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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