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딩동!
벨소리와 함께 난 온갖 인상이 찌뿌려지고 "왜?이제와~~"합니다.
항상 진한 술냄새와 담배냄새, 들어오면서 벚은 구두에서 쾌쾌한 발냄새.
정말 하루라도 이냄새를 안맡고 살고싶습니다.
저희 신랑은 서울에서 명문대라는 K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내노라는 대기업에
다닙니다.
겉보기에는 너무나 좋고 손색하나 없지만 삶이 다 만족하고 살 수 없나봅니다.
결혼하고 몇 달 안지나서 그 냄새들이 무척이나 싫었습니다.
임신하고부터 이상하게 그 냄새가 나면 역겹고 머리가 아프더라구요.
"제발, 술 좀 마시지 말고 일찍 들어와~~"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었습니다.
"직업상!"이라는 그말을 왜 핑계라고 대는지 알 수가 없었지요.
회사에서 보험영업을 하다보니 피할수 없는 술자리들.
오늘도 접대라면서 또 늦는다는 전화가 왜그리 야속하기만 하는지...
매일 밤 기다림에 지치고 "그럼! 마누라도 한 번 멋지게 접대나 해보시지" 하며 비웃고 그랳지요.
매번 "알았어, 알았어" "미안하다!" 하며 넘어가는 남편이 싫어지더군요.
그런데 그날도 술에 취해 들어와 쓰러져 자는 남편의 모습 .얼굴색도 이상하고
양복바지가 너무나 커서 막 접혀 밸트에 조여져있는게 왜그리 불쌍해보이던지...
요즘 자꾸 살이 빠지고 갈증나고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여름타니까 그러나 보지" 하면서 넘기던데
아무래도 이상해서 종합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니 이게 왠일입니까!
당뇨라니...그것도 수치가 너무 높아서 위험하다고 입원을 하라고 하더군요.
갑자기 멍해지더라구요.그런데 남편은" 일이 많아서요~~~"하며 웃더라구요
매일같이 "저렇게 술먹다가 제대로 못살고 죽는다"고 했는데 정말 이렇게 될 줄이야 상상도 못했습니다.
시아버지가 당뇨라 매일 인슐린에 의지해 사시는것도 안쓰러운데
거기다 우리 신랑까지 그런다니 막막하기만 하더라구요.
너무나 당황해서 울음조차 나오지가 않았습니다.
뭐부터 어떻게 해야하나? 약도 먹고 음식도 조절하고 당뇨 측정기도 사야하고 ....
머리가 한없이 복잡해졌습니다.
딩동! 딩동!
벨소리와 함께 오늘도 저희 남편은 술에 취해 들어옵니다.
몸이 아파도 직업상 술을 안마실수도 없는 가엽은 남편.
난 또 그 초라하고 자그마한 어깨와 헬쓱한 남편의 얼굴을 봅니다.
SKY BLUE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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