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있는 이곳은 아주 조그마한 중소도시, 흔히 시골, 촌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인지 문화 해택이라고는 거의 누리고 살수가 없답니다.
영화관도 딱 한군데- 그것도 소극장이긴 하지만- 뿐이에요.
그래서 좋아하는 영화도 많이 보지 못하고 비디오로 많이 즐기는 편이에요.
그런데, 저희 고장에 문화예술회관이라고 건물을 무지 크게 지었거든요. 가끔 시민들을 위해서 시에서 무료 초대권을 배포해 영화를 상영하곤 한답니다.
어제도 "진주만"이라는 영화를 상영했어요.
무료인데다가 변변한 구경거리가 없는 이곳에서는 어제처럼 행사가 있는 날이면 시골에 게신 어르신들, 초,중,고등학생및 아이를 업은 아줌마 기타 등등 정말 어디에서 그렇게 많은 인파가 나오는지 정말 바글바글 그 자체랍니다.
나중에는 자석이 모자라 통로 옆 바닥에 앉는사람도 많다니까요.
극장과는 비교도 안되게 큰 스크린 화면과 음향시설, 그리고 푹신한 의자, 시원한 에어콘 바람에 참 어제는 행복했습니다. 간혹 어린아이들의 칭얼거림과 할머니들의 화장실이용, 필름의 끊김으로 시선이 분산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참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영화도 무척 생각을 많이 하게 했구요, 전쟁 장면으로 수많은 사람이 무참히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는게 참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거의 3시간 가까이 상영을 했는데도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고 긴장하면서 재미있었습니다.
아마, 서울이나 대도시에 살고 계신 분들은 이해 하지 못할수도 있지만, 제가 살고 있는 이런 동네에서는 다 사람들 살아가는 냄새를 느낄수 있는 곳이었답니다.
좀더 이렇게 문화적인 혜택을 누릴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기고, 자주 늘어나면 더이상 바램이 없겠지만 말이에요.
어제 하루 더위에 지친 몸으로 저녁도 못먹고 관람하긴 했지만 오랫만에 가져보는 일상으로부터의 신선한 탈출이었답니다.
클론 도시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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