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죄송해요.
나정옥
2001.08.18
조회 21
8월 19일은 엄마의 64번째 생신이세요.
시골에서 6남매 키우느라 고생하셔서 그런지
연세에 비해 많이 늙어 보이세요.
도시에서 보는 그 연세의 분들은 할머니인지..아주머니인지..구분하기도 힘들고, 참 고우신데.....
엄마는 피부도 까맣고 많은 주름들... 손톱 발톱 밑에는
까만 흙이 가실날이 없으세요.
그런 엄마는 오래전부터 시력이 좋지 않으세요.
3개월 전쯤에 친척 결혼식이 있어서
엄마를 대전 터미널에서 만난적이 있었어요.
터미널에 도착했을때 엄마는 대합실의 TV앞에 앉으셔서는
빨갛게 충혈된 눈을 한손으로 한쪽씩 번갈아가면서
가리시고 눈을 테스트하고 계신 모습이 보였으요.
눈물이 활칵 날것 같아 짐짓 태연한척하며.
엄마를 모시고 결혼식장으로 갔어요.
엄마는 낯선 곳이어서 그런지 발을 헛짚는 일이
잦았어요.잘 보이지 않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가 봐요.
자식이 6명이 되는데, 엄마의 눈이 그런 상태까지 된것도
모르고 자기들 살기에 바빴으니...
근데요. 전 그러고도 이제야 엄마 병원 모시고
가려고 병원 예약을 했어요.
자식 키워야 다 소용없다는말 이래서 생겼나봐요.
엄마에게 받은 만큼 다 드리지는 못해도..
노력하고 싶어요.
한번도 부모님에게 해보지 못한 말인데..
"엄마 아버지 사랑해요. 그리고 죄송해요"
유영재씨가 대신좀 전해 주셨으면 해요.
저희 엄마 이영규여사의 생신을 축하해 주세요.
들국화의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 좀 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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