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야! 정말 미안 해! 나를 용서해 줄 수 있겠어?
조철령
2001.08.18
조회 18
저는 지금까지 마음속 깊은 곳에 감추어 두었던 사실을 공개 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그 사실을 차마 말 할 수 없어서 마음속에 감추어 두려 했지만 죄책감이
항상 나를 짖누르 더라고요.
이 방송을 통해서 사죄를 하려 합니다.
지금으로 부터 7년 전의 일 입니다.
저에게는 위로 언니 둘, 아래로 동생 둘이 있답니다.
아들이 귀한 집이라 딸 넷을 낳고, 막내로 아들을 낳았습니다.18평 밖에 안 되는 집에 부모님, 조 부모님, 딸 넷, 아들 하나.합이 모두 9식구!
그러다 보니 가정 형편은 말 할 수없이 가난 했습니다.
언니들과 저는 겨우겨우 고등 학교를 간신히 졸업을 하고, 모두 직장을 다녀야 했습니다.
특히 제 바로 위의 둘째 언니는 고등학교도 근로 장학생으로 학교 매점에서 일 하면서 3년을 마쳐야 했습니다.
그래도 착한 우리 언니, 불평 한번 안 하데요.
하루 종일 서 있어서 퉁퉁 부은 다리를 종종 빈병으로 문지르곤 했답니다.그래도 언니에게는 한가지 꿈이 있었답니다.
세계적인 인류 디자이너가 되는 꿈!
언니는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갈 수 없어서 선택한 길이 봉제 공장 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일을 하면서 패션 디자인 공부를 해 보려고요.
그후 우리집은 대학교 근처에 아담한 분식집을 개업하게 되었고 살림도 몇해 동안은 피는듯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말입니까!
그렇게 잘 되던 분식집이 망하고야 말았습니다.
하늘도 무심 하시지. 학교 주변에 우후 죽순으로 생겨 나는 분식점!시설도 잘 차리고, 장소도 넓어서 사람들이 하나 둘씩 그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데요.
결국 분식점은 문을 닫고 우리는 빚 더미에 앉게 되었습니다.착한 우리 둘째 언니 !
자기의 꿈은 뒤로 미루고 서울로 올라 가데요.
월급을 더 많이 받아 부모님 도와 드리겠다고.
그럭 저럭 몇해가 흐르고 언니 덕 분에 부모님도 한시름 덜었습니다.그러던 어느날!하늘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 더라고요!그 고생을 하고 착하디 착한 언니가 ''암'' 이라니!
정말 하늘이 원망 스럽더라고요.
왜 하필이면 우리 둘째 언니이어야 하는지!
그래도 불행중 다행으로 6계월 치료를 하면 낳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요.그때부터 우리 언니는 암과의 전쟁이 시작 되었습니다.항암 치료가 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골격이 유난히 좋고 살이 보기 좋게 통통 해서 부자집 맏며느리 감 이라고 불리우던 우리 언니.
항맘 치료 기간 동안 정말 바짝바짝 마르더라고요.
약물을 몸에 넣고 나면 일주일 동안 거의 먹지 못하고 다 넘기 더라고요.정말 눈 뜨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언니의 지쳐가는 모습에 눈물만 흐르더라고요.
그러더니 얼마후 그렇게 곱던 머리카락이 하나, 둘 빠지기 시작 하더니 급기야 대머리처럼 되어 버리데요.그때 언니에게 사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그 사람이 언니에게 예쁜 가발을 선물로 주었어요.우리 언니 그 가발을 쓰고 다녀도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답니다.
언니와 사귀었던 사람도 여전히 언니를 사랑하며 치료가 끝나면 약혼식을 하기로 했어요.
드디어 마지막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습니다.
언니는 치료를 받으러 병실에 들어 갔고, 엄마는 의사 선생님을 뵙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듣지 말았어야 할 말을 들었습니다.
언니가 완치가 된 것이 아니라 50퍼센트만 치료가 된거라고요!이게 왠 날벼락 입니까?
우리 언니는 그 오랜 기간을 완치가 될꺼라 믿고 희망을 가지며 꾿꾿하게 버티어 왔는데........
이럴수는 없었습니다.엄마는 아무 말씀도 없었습니다.언니는 이제 다 낳았다고 생각 했는지 병원을 나오는 발걸음이 가쁜했습니다.아무것도 모르는 언니를 보고 있자니 자꾸 눈물만 흐르더라고요.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언니는 씩씩하니까 잘 견딜 수 있을 꺼라 믿었습니다.
" 언니, 잘 들어."
말은 꺼냈지만 한 동안 망설였습니다.
그러다 결국 입을 열었습니다.
" 언니, 앞으로 더 치료 받아야 한데. 지금까지 50퍼센트만 치료가 된거래."
언니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 지기 시작 했습니다.
" 어쩨서? 분명 완치가 된다고 했는데."
언니는 믿기지 않는 다는 얼굴 이었습니다.
그후로 그렇게 잘 견디고 씩씩 했던 언니가 변해 갔습니다.
기운이 하나도 없이 우울한 얼굴로!
그러더니 언니는 결국 합병증으로 구굽차를 타야 했고, 병원의 중환자 실에 눕게 되었습니다.
저의 철 없는 말이 언니를 그 지경으로 끌고 갔던 것이었습니다.사람은 희망이 없이는 살지 못 한다는 것을 뒤 늦게야 알았습니다.희망의 말 한마디가 중한 병도 이길 수 있는 것인데 저는 언니에게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한 것입니다.그 후로 언니는 중환자 실에서 점점 삵으러 들더니 영영 돌아오지 못 할 곳으로 가고야 말았습니다.
지금도 그때의 일이 후회가 됩니다.
조금 더 신중했더라면 언니를 그렇게 보내지 안았을텐데...........
" 언니야, 나를 용서 해 줄 수 있어? 언니를 그 렇게 보내고 차마 말 을 못 했어.
언니, 정말 미안해. 철없는 나를 용서해줘. 그리고 언니, 내가 언니를 사랑 하는
맘 영원히 변하지 않을꺼야. 언니 정말 미안해."
이지훈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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