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우셨습니다.
이명순
2001.08.19
조회 19
어머니가 우셨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수화기 사이로 들려왔습니다. 저의 시어머니는 제과 남편과
결혼하기 삼년전 아들의 직장을 따라 서울로 오셨습니다. 식당일과 파출부일을 하시면서도 자식키우는
어미라고 하시며 4남매의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셨습니다. 그때가 우리아가씨가 스무살 즈음이였나 봅니다.
아가씨는 한남자를 알게 되었고 그남자로 인해 자궁외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나팔관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고, 그 남자는 책임을 지겠다며
아가씨를 데리고 도망쳤습니다. 어머니가 아가씨를
다시 만난건 그 다음해였나 봅니다. 그남자의
폭력으로 인해 아가씨는 몸이 많이 상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자신의 인생을 닮아갈까봐 이를 악물고
이혼을 시키셨습니다. 그때도 어머니는 울지
않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몇년후 아가씨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둘은 결혼을했고, 한쪽 나팔관이
없어서 인지 임신이 잘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더중 아기를 갖게 되었는데.. 어머니
말씀대로라면 팔자가 세서인지 아가씨는 또
자궁외 임신이 되었습니다. 남아있는 한쪽 나팔관마저
절단해야 된다고 합니다. 어제저녁 어머니와의
전화통화에서 저는 처음 어머니의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자신의 사랑하는 남편이 바람을 피웠을 때도,
폭력을 휘둘렸을때도 울지않으셨다던 어머니, 아버님으로 인해 짐을 싸서 서울로 오셨을때도 울지
않으셨다는 분이 자식의 아픔으로 인해 우셨습니다.
저는 시어머니에게 좋은 며느리는 아니지만
어머니가 우시니 마음이 아파옵니다.
티티마 지워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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