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음악 전성시대 `` 출범식에 다녀와서.
등대지기
2001.09.22
조회 87
후회되지 않았어요.
수업까지 빼먹고 갔던 ``생음악 전성시대``...
타이틀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왠지 그 첫 방송에 불참하
면 후회될 것 같아서 지난 수요일 학교수업도 뒤로하고 방
송국으로 향했습니다.
예고했던 녹음방송 시작 시각보다 30여분 이른 오후 1시경
그곳에 도착해 보니 벌써 세 명의 청취자가 와 있더군요.
순간, `어쭈- 나보다 더한 열성팬이 예 있었네`싶었죠.
그분들은 모두 가깝지 않은 거리에서 오셨더군요. 한 분은
일산에서 두 분은 인천에서. 거기에 저마저..
언젠가 영재님께서 말씀하셨죠. 인천쪽에 애청자가 많다구
요. 그날보니 정말 그 말씀이 과언이 아니더군요. 선착순으
로 초대된 스무 명 가운데 내가 알기만해도 네 명이 인천맨
이었으니 그 자체로만 따져도 비율은 20퍼센트. 이건 분명
적은 수치가 아니죠.
영재님, 인천팬들한테 뭐 뇌물 먹인거 있어요?
그에 대한 얘기를 사정상 방송을 듣지 못하는 한 친구한테
했더니 그 친구 왈, 인천이 바닷가라 감수성 예민한 사람들
이 많아서 그런가보다는 진단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감성적
인 사람들이 유가속을 많이 들을 것이라는 그녀 나름의 분
석이었는데 그점에 대해 영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건 그렇구요,콘서트에 대한 소감입니다.
먼저 자탄풍..그들의 성실성 참으로 보기 좋았어요. 스튜디
오에 들어섰을 때, 언제왔는지 벌써 마이크 앞에 자리하고
앉아 통기타를 치며 호흡을 맞추고 있는 그들의 모습, 가
슴 찡-하더군요. 기타 반주에 실린 그들의 맑은 화음, 물
론 요즘 보기드문 경우라 당연히 돋보이지만 그보다 그들
의 성실한 태도에서 전 이제 시작하는 그들의 무한한 가능
성을 엿보았답니다.
다음으로 인순이씨.. 언제보아도 열정적인 그녀, 한낮에 라
이브로 듣는 인순이씨의 열창무대 그 또한 괜찮았어요. 성
격상 가만히 앉아서 노래를 못한다는 그녀, 자신의 차례가
되자 마이크를 들고 일어섰고 그에 자동적으로 따라 일어
나 백댄서를 자청하던 영재님...
우와!- 춤솜씨 한번 끝내 주더먼요. 우리끼리 보기 아까울
정도로. 다음에 인순이씨 또 초대해야겠던데요. 그녀만 오
면 영재님은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믄서요? 이후에 오는 방
청객들을 위해서도 그 그림은 재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
다. 춤 정말 너무 구-엽게 추던데요.^o^하하
그리고 권진원씨..자그마한 체구에 어울리게 허스키한 듯
하면서도 미성의 음색을 가진 그녀,기타와 피아노를 치며
열심히 노래하던 그녀의 모습 역시 간과할 수 없이 아름다
웠어요. 아직 미스인 줄 알았더니 결혼을 했다구요.
마지막으로 안치환씨..누가 뭐래도 그는 뮤지션 중의 뮤지
션, 이 시대의 가장 잘 나가는 가수라는 평소의 내 지론을
다시금 확인한 기회였습니다. 이 계절에 기가 콕 막히게 어
울리는 노래,귀뚜라미를 시작으로 내가 만일,고해 등으로
이어지는 그 특유의 서정적인 노래를 듣고 있노라니 눈이
저절로 스르르 감기며 스튜디오에 그대로 녹아 드는 느낌이
었습니다.
그의 노래 ``소금인형``의 가사처럼 흔적도 없이 그렇게.
... ... ...
심지어 그대로 눈을 감은 채 영영 깨어나지 못한대도 괜찮
을 것 같다는 생각을 그 순간 했다면 감정의 과잉이라고 하
실 건지요.
암튼 저 좋았어요. 넘 좋았어요.
그래서 생각하기를 매주 방청객 선정을 할 때 무조건 선착
순이 아닌 안가본 사람을 우선적으로 뽑아서 그 색다른 경
험의 기회를 애청자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으면 하는 바
람을 가져 보았습니다.
감동체험의 기회는 행동이 민첩한 어느 소수 특정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두루 주어졌을 때 그 시너
지 효과는 일파만파로 퍼져 나갈 것이고, 그것은 곧 유가속
의 성장과 나아가 우리의 가정과 사회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는 것이라고 보는 까닭입니다.

그날 가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유가속이 음지에서 양지로
의 그 화려한 변신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에 유가속을 아끼
는 애청자로서 내심 얼마나 마음 뿌듯했는지요.
앞으로 ``생음악 전성시대``를 방송국 스튜디오에서만이 아
닌 대학로로 자리를 옮겨서 할 예정이시라구요.
언제나 안락 의자에 앉은 듯 편안함을 주는 좋은방송, 나른
한 오후시간의 행복지킴이 유가속이 청취층이 너무 얇은
것 같아 늘 안타까웠는데, 이제 젊음이 있고 다양한 문화
가 살아 꿈틀대는 대학로로의 진출은 모색하고 있다니 이
상왕 애청자 기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마치 볕이 잘 들지않는 구석진 방에 있던 유가속이 햇볕 눈
부신 창가로 나와 앉는 이 느낌...
그 일대변혁의 결과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짐작이 가고
도 남음이 있다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정말로 유가속이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발
판을 마련하게 된 거군요.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그 뛰어난 발상에 애청자를 대표하여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냅니다.

줄이면서 새로오신 PD님에 대한 한 말씀...그날 낯선 A스튜
디오 환경에 선뜻 들어서지 못하고 문 앞에서 잠시 머뭇거
릴제 PD님이 다가 오셔서 말씀하셨죠?
"제가 이 프로 PD입니다."
근데 어디서 많이 본듯한 너무 낯익은 얼굴, 알고 보니...
음- 인기 탤런트 이세창씨를 많이 닮았더군요. 소탈한 모습
에 특유의 그 서늘한 눈매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에구, 아무리 얘기가 길어져도 영재님에 대한 언급 빠뜨
리면 섭해 하시겠죠?
그래요, 유가속의 얼굴마담 유영재씨. 목소리만큼이나 근사
한 외모(우웩-인거 아시죠?)에 무엇보다 이 팬을 사로 잡
은 건 그 휴머니티, 크아!!! ------^^
딱 꼬집어 무어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여타의 아나운서들
과(MC나 DJ포함) 확연히 구분되는 감칠맛 나는 목소리의 영
재님!!! 그 멋진 목소리와 달리 사람 좋아 보이는 털털한
인상의 꾸밈없는 그 모습에서 진한 사람 냄새를 느꼈습니
다.
흔히들 말하길 목소리가 너무 좋다 어쩌다 말들을 하지만
제가 보기에 영재님의 가장 큰 매력은 상대에 대한 부담없
는 태도,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영재님만의 그 포근하고
따뜻한 이미지의 인간미에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 영재님, 앞으로 유가속이 나날이 발전하여 개인적으
로 더욱더 뜬다해도 현재의 그 모습 변함없이 지켜 가시길
권합니다.
그것은 지금의 유가속 애청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리
니..

그럼 이만 A스튜디오 한쪽 벽면을 차지한 가을 빛 커다란
현수막에 씌어진 문구 인용을 끝으로 두서없는 글 맺겠습니
다.


"언젠가 내가 두고 온 꿈들이 자라는 곳, 유영재의 가요속
으로..."



2001.9.22(토)01:25

인천에서 상왕 애청자 올림


### 안치환 : 소금인형
### `` : 위하여
### 이원진&류금덕 :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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