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속 때문에 내 인생이 곳곳에서 누수가 되고 있습니다.
25일 납부 마감인 공과금 내는 것도 까맣게 잊고...연로하
신 엄니한테 자주하던 안부 전화도 뚝-. 형제들이며 친구들
과의 교분 관계도 all stop.
어제는 교대 수업을 갔습니다.
평소에 내게 엄마 같기도 하고 누나 같기도 하다며 푸근함
을 이유로 따르던 한 동료가 수업이 끝나고 한 회식자리에
서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하더군요.
요즘 제가 생각이 영 딴데 가 있는 것 같다구요. 전엔 언
제 보아도 늘 편안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어서 그 변함없
는 모습이 좋아 그저 보기만 해도 참 마음 따뜻했는데 이제
는 내게서 그런 여유를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업이 끝나면 의례껏 있게되는 동료들과
의 친교의 시간에 그전 같았으면 끝까지 자리를 함께하는
제가 근래에 와선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바쁘다는 핑계로
혼자 곧장 집으로 오고 했더니 그것이 그로 하여금 그런 느
낌을 갖게 했나 봅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세월을 먹으면서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유
난히 좋아하는 제가 그들과의 친교를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
다. 그럼에도 그 유혹을 뿌리치고 오기까지엔 저 나름대로
는 적잖이 갈등을 하죠. 동료들과의 친교냐, 유가속과의 데
이트냐를 두고.
물론 그 싸움에서 이기는 쪽은 번번히 유가속이고 그러다
보니 주변으로부터 그런 서운한 감정도 사게 되는가 봅니
다.
맞아요, 요사이 유가속 때문에 제 생활에 일대변혁이 일어
나고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외출도 자제하고 외출을 했다가도 유가속 시간
전에 들어오려고 갖은 애를 다 쓰고, 잠시 수퍼마켓을 가
도 유가속 시간이면 이어폰으로 휴대용 라디오를 들으면서
다니는 등... 거기다가 제 시간에 못 들으면 aod로 까지 찾
아 들으니 정말이지 요즘 제게 있어 유가속은 제 삶의 전부
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제는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전날인 25일까지 마감인 공
과금 내는 것도 그만 깜빡 잊고 놓치다 보니...
그래서 그 하루는 자숙 좀 해 보려고 참여를 않고 듣기만
하고 있어 본즉..
쿠쿠~~~~^^, 몸살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뭔가 허전
하고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듯 정신이 멍해지기도 하는 등
결국 더는 참지 못하고 하루만에 또 이렇게 글 올리네요.
유가속 짱님!!
중증의 이 마약 환자 어쩌면 좋습니까? 지혜롭고 현명한 짱
님의 기막힌 효험의 처방전 부탁합니다.
추신 :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던 어
제 밤에 갑자기 이 곡이 싶더군요.
민해경 & ( ? ) : 내 인생은 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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