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노래
--- 김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산그늘도 가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납니다.
못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롬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와 닿습니다.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꽂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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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랫만에 글을 올립니다.
리서치엔 자주 참여 했는데 이번엔 할 수 없네요.
다시 부른 노래들 중 못들어본 게 더 많아서...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나뭇가지 사이로 올려다뵈는 하늘이 깊은 우물 속 처럼 시리게 보이는군요.
어느해 11월 내내 한통의 편지도 보내지 않다가
마지막날 이형기님의 "호 수"를
친구에게 보낸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사랑은 시린마음을 껴안고 살아야만 하는줄 알았지요.
20년이 지난 이 11월에
난 김용택님의 "11월의 노래"를 한 친구에게 받았습니다.
친구는 이 詩를 꼭 보내고 싶은 사람이 있나봅니다.
난 20년전 "호수"를 보내던 내 마음이 다시 되어져
친구가 누군가에게 보내고 싶어하는 이 詩를
기꺼이 대신 받는 역할을 해 줍니다.
그 친구의 마음이 11월의 하늘빛처럼 깊은 우물속물빛임을 알기에...
오늘, 그 친구에게 따뜻한 음악으로 격려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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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늘 (양희은 노래)
* 봉우리 (김민기 노래)
11월 29일 금요일
오후 5시 넘어서 듣게해주세요.
그 시간에 들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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