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하루에 3번은...
민트
2001.12.12
조회 33
우리 반 애들은 참 예쁩니다. 적어도 하루에 3번은...

아직 잠이 덜 깬 얼굴을 한 채
교실 뒷 문을 쓰윽 열고 들어오며
선생님 안냥하세요? 인사할 때 정말 예쁩니다
아침 인사도 각자의 성격대로 합니다.
무작정 내 코 앞으로 돌진하여 꾸벅 인사하는 녀석,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눈도 마주치지 못하며 쑥쓰러워하는 녀석,
8시 50분 데드라인에 걸려 쭈빗뿌빗 하며 들어오는 녀석...

무언가 해야할 과제를 앞에 놓고 잠시, 아주 잠시 숙연해지는 모습도 예쁩니다.
그 집중시간을 즐기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찰나의 행복으로 끝나지만 그래도 8살짜리들이 무언가를 하기위해 골몰해 하는 모습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젤 예쁜 모습이 있습니다
하루 수업이 끝나 점심급식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종일을 교실에서 운동장에서 온몸으로 부딪느라 꼬질해진 모습들이지만, 하루에도 열 두번 씩 내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하던 녀석들이지만
그래도 무사히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집으로 향해 뛰어가는 가방 멘 뒷 모습... 제일로 예쁩니다.
휴...적어도 낼 아침까진 내게도 평화가...
이 평화를 송창식의 사랑이야를 들으며 누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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