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이여 긴장하시라
정병구
2002.01.23
조회 61
갑자기 쌀쌀한 겨울추위가 코끝을 시리게했다.
귀때기도 시리고 잔뜩 웅크린 모습으로 한 시간전부터 극장
앞에서 줄을 섰다.아무리 둘러보아도 아저씨는 나 혼자다.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아줌마 천지다. 그 틈바구니에 서
있는 내가 창피하기도 하고 괜히 따라왔다는 생각에 후회막
심하다.
처제의 권유로 유가속을 몇 번 들어보기도 하고 사연도 읽
어 보았다. 지난번 생음악 전성시대 5탄은 처제와 아내의
권유를 뿌리치고 집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큰 맘 먹고 와봤
다.
시간이 지나면서 줄은 꼬불꼬불 이어지고 그 틈새로 아저씨
들이 듬성듬성 보인다. 뒤편에는 더 많은 우리의 팬들이 서
있다.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쉬고 조금은 당당하면서도 어
깨를 펴고 입장할 수 있었다.
어찌보면 지금까지의 유가속은 아줌마들의 전성시대였는지
모른다. 이번 생음악 전성시대 9탄을 보면서 오기를 참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기를 주저하는
우리 아저씨들의 속내를 열어놓을 수 있었다는데 큰 의미
를 부여하고 싶다. 이제 유가속은 우리 아저씨들의 참여로
열기가 더욱 높아질것으로 확신한다.
처음에 인터뷰 내용으로 우리의 마음을 살짝 풀어주고 시작
된 공연은 사회자의 의미있으면서 유머스러운 멘트와 출연
자들의 열기로 순식간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모두가 한 마
음이 되어 함께 호흡한 시간들은 너무나 빨리 지나가버렸
다.
뿌듯한 마음으로 라이브 극장을 나서는데 흰 눈이 흩날리
고 있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이지만 마음은 한 없이 포근
한 하루였다.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특히 처제에
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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