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단 전 유승준이 정말로 잘못한 것은 한입으로 두말을 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대를 가겠다고 해서 순진한(?) 이나라 남자들에게 동질감을 심어주고
어느날 시민권을 취득해서 나타나서는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한 것은 일종의 배신이지요.
더군다나 입영판정에 승복하겠다고 해서 얻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연예활동에 상당부분 이용했으니
그에 대해서도 도의적인 차원에서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2. 하지만 저는 이번 사건을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고자 하는데요
(아니, 사실은 예전부터 그렇게 봐왔다고 하는 편이 정확하겠군요)
바로 ''해외 영주권자''를 군입대대상으로 예정한 병역법에 다소 무리가 있다 라는 것이 제 사견입니다만...
(앗, 남자분들 돌부터 던지지 마시고 말을 쫌 더 들어보시져 ^^*)
실제로 병역법은 해외영주권자에 대해서는 군입대의무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가 재작년 겨울에 갑자기 법을 개정해서
"국내에서 영리활동을 하는 해외영주권자"도 입영대상에 포함을 시켰습니다.
(물론 해외시민권자는 이미 우리 나라 국적을 상실한 사람이니 당연히 입영대상이 아니죠)
다들 대체로 알고는 계시겠지만
영주권이라 함은 해당 국가에서 "울 나라에서 사고만 안치면 쫓아내지는 않을께" 하는 정도의 의미입니다.
제가 알기론 미국에 있는 교민들은 대체로 이민비자를 받아서 간 뒤에
자리가 잡히고 영주권 취득 요건을 구비하게 되면 거의 영주권을 취득합니다.
(영주권이 없으면 사실 언제 쫓아내도 할 수 없는 거니까...)
여기서 영주권을 취득하고 또 몇 년 지나고 요건이 되면 시민권(미국 국적)을 취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요컨대 영주권자라고 하면 시민권(미국 국적)을 취득하기 전의 단계인 셈입니다.
하지만 미국 교민 중에도 연세가 좀 되시는 양반들은 굳이 시민권 취득은 잘 안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지요.
(젊은 사람들은 여러모로 불편하니까 웬만하면 시민권 취득하려고 하지만서도...)
미국을 떠나서는 생활이 불가능한 반 미국인이면서도 "그래도 국적만큼은... "하는
보수적인 관념이 박힌 것이 바로 이민 1세대의 사고라고나 할까요?
실은 저희 고모도 20여년 전에 미국에 유학을 가서 현지 남자를 만나 결혼한 사람인데요,
고모부랑 알콩달콩 애도 낳고 잘 살고 소득도 직장도 확실하신데
(캘리포니아 주 공무원으로 10년 넘게 근무했으니 시민권 신청만 하면 바로 나올 사람입니다.)
아직도 영주권 갖고 있고 시민권취득은 안하십니다.
이를테면 "영주권자"라고 하면 ''한국으로 돌아올 한국 사람'' 이라기 보다는
"거의 미국인인데 국적만 한국으로 보유하고 있는 사람" 쪽이 더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구 병역법도 이러한 취지에서 영주권자는 병역의무대상에서 제외했던 것이구요.
3. 그런데 병역법이 개정되면서 해외 영주권자를 군입대 대상으로 편입시켰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영리활동을 하는 자'' 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습니다만...
사실은 이 국내에서 영리활동을 하는 자 라는 단서도 궁색하지요.
한 예를 들면 ,
시장 개방 이후에 우리 나라에 진출한 많은 외국계 회사와 다국적 기업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기업 내에서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고리를 담당하는 자들이
바로 이 교포 2세들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자들이 썩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
울 나라 젊은 사람들도 다 취직 안되서 난리인데 영어 잘한다고 교포들이 와서 고액 연봉 받는 거... 맘에 안듭니다...*_*
얄밉더라두...-_-; 경제가 성장할수록 금융이든 기업이든 해외(특히 미국)와의 연계가 더욱 공고해지는 것이 사실이고
이런 해외파 엘리트들의 입지도 더불어서 더욱 커지겠지요... -
어쨌든 이런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에게 모두 입대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시대에 썩 어울리는 법이라곤 생각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사람들한테 입대영장 나왔단 얘기도 별로 들어보진 못했습니다만...--;
공정하게 시행하는 거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도 있는 법이지요)
그럼 이런 법은 왜 만들었을까...?
재작년 겨울이라고 하면... 한창 고위층 인사들의 자녀들의 병역문제가 불거졌을 때인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같이 주목을 끌었던게 또 연예인, 운동선수 병역 비리...
- 전 갠적으로 울 나라에서 제일 주목받는 두 계층은 연예인과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서 해외파 연예인들을 표적으로 이런 법안을 부랴부랴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자그마한 의구심입니다...-_-;
4. 그래서 저는 유승준이 그 점에서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애시당초 한국에서 살 의향도, 군대 갈 생각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한국에서 살 의향이 없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왜 그 법 만들어졌을 때 "안간다" 라고 하지 않고 지금와서 "안간다" 라고 하는가 하는 겁니다.
그야말로 이율배반이지요.
5. 끝으로 유승준을 질타하는 남성분들에게 여쭙고 싶습니다.
님들께서 유승준을 비난하시는 것은
정말로 국방의 의무가 신성하다고 여기시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나는 갔는데(갈건데) 저새낀 왜 안가는거야? 라는 억울함때문이십니까?
솔직히 두번째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고 저는 보는데요...
(참고로 전 여자입니다.)
둘 중 어떤 이유에서든... 당연히 그런 느낌을 가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자인 제가 보기에도 우리 나라의 병역제도는 다소 불합리한 구석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단... 우리 나라 같이 경쟁구도가 극심한 나라에서 인생의 황금기인 시기에
최소 2년2개월이 빵꾸가 뜷리면 그거 따라잡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지요.
이러 저러한 이유 떄문에 젊은 날 군대에서 썩어야 하는 남자분들은
이번 일을 두고 더욱 감정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태를 조금 더 거국적으로 보자면...
이번 유승준의 미국 시민권 취득 사건과 그에 대한 네티즌들의 엄청난 반향은
불합리한 병역제도 자체에 그 근원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남자분들...
이런 작은 토론실에서 흥분하여 비분강개를 토하지 마시고
나중에 정말 큰 인물이 되시면 후배들을 위해서 병역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힘쓰시는 것이 어떨지요?
[이건 펌글임다. dreamwiz 드림 게시판.. 박은하님글..]
유승준이 정말로 잘못한 것은... ...
nix3947
2002.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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