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선택이 있었는데... 모두가 행복할......
임효영
2002.02.07
조회 70
착잡하다.

대중의 군중심리가 치달을 수 있는 단면을 그래픽으로 보
는 듯 하다.
군중심리는 자기주변에 무리집단의 의사에 자신이 동질요인
이 있는 것에 위안을 느낀다.
동물적 생존 본능이라고나 할까.

a.반유승준집단은 병역과 관련한 보상심리와 기득권자에 대
한 피해의식이 누적되어 왔다. 이들은 이른바 보수적인, 또
는 중도적인 일반 대다수 대중들로서 삶에 대한 선량한 애
착을 가지고 살아왔으나 그다지 보상받지 못한 우리네 주변
인이라고 보면 얼추 들어맞을 것이다. 그들의 내부에 누적
된 분노는 정확히 어느 하나라고 지적할 수 없는 사회모순
전체에 대한 것라고 보면 된다. 그들 자신도 그들 내부에
들어있는 어둠이 어느 정도인지 깨닫지 못한다.

b.친유승준집단은 유승준의 추락에 대한 충격에 가까운 고
통이 분노로 변화되지 못하는 자기 내부의 모순에 시달리
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영웅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컸
기 때문에 자연적인 순리인 하나의 감정이 다른 감정으로
변화하여 순화되어갈 과정을 내부에서 거부하고 있었다. 그
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가 없기 때문에, 그 관성으로 인해
현실의 타당한 논리도 거부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자신을
유승준과 동일시하면서 자신들의 자아가 고양되는 것을 느
끼는 단계에 이르렀으며 이제 한순간 유승준이 그들의 기대
를 저바렸을 때 유승준에 대한 잠재의식속의 배신감과 아울
러 일반대중의 유승준에 대한 몰매(기실 자신들의 투영된
자아)에 대한 중첩된 분노가 누적될대로 누적된다.

전자에게 있어서 유승준은 그들이 알지 못하고 있던 악의
형상화로서 발견된 대상이었고 그들이 서민적인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돌을 던질만큼 만만한 존재였다. 그들은 비로
소 미약하나마 그들의 분노를 터뜨릴 대상을 발견한 것이
다. 유승준추방은 그들의 패배에 대한 인생역전의 희열이
다.
후자에게 있어서 국방부홈피나 유영재는 정말이지 반가운
(?) 탈출구였다. 여기서 그들은 그들의우상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하면서 동시에 그들의 고통을 유승준에 대한 분노나
배신감이 아닌 사랑을 위한 투쟁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
그것은 동시에 그들의 자아를 위한 감정적 투쟁이기도 하
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양자에게 행운이라고 볼 사람은 아무
도 없다. 어찌 보면 양자가 모두 측은한 사람들이다. 한 인
간으로 인해 자신들이 걸친 넝마를 되돌아 볼 계기가 되었
다고나 할까. 유승준은 패배했고 일반대중과 유승준을 사랑
하던 사람들도 패배해야 했다.
인간이 전쟁을 안고 살아야 하는 현실의 이면에 자리잡은
악마만이 희미한 미소를 보일까?

이 싸움의 끝을 감정이나 망상을 배제하고 건조한 이성만으
로 예측한다면.
유승준은 예전과 같은 영화로운 가수생활
은 완전히 끝났다.
한국에는 병역과 관련해 좀더 투명한 사회환경이 조성될 것
이라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수십년이 지난 후 회상한다면,
2000년대 초, 그 때
아름다운 청년이란 가수가 한 순간의 판단착오로 자신의 청
춘을 쏟은 꿈을 잃었다고 우리는 말하게 될 것이다. 혹자
는 아까운 청년을 잃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보는 유승준의 심리
"이 번에 가면 서른이나 되야 나온다. 그 때 내가 인기가
있겠는가? 도저히 안 될 것이다. 그것만은 안 돼.
그렇다면 미국국적을 따고 계속 가수생활한다면? 나에 대
한 비난이 퍼부어질 것이 눈에 보인다.
아..... 어느 쪽을 택해야 하나?
다시 한번 곰곰 생각해 보자.
군에 갔다가 제대하면 사람들이 나를 잊었을 확률은 거의
100%다. 그때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국적을 따고 계속한다면 여론이 나빠지지만 나의 열성
팬들은 나를 지지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나를 이해해주는
분위기로 어느덧 바뀔 것이다.
그래, 어차피 모험을 해야 한다면, 가능성이 1%라도 더 있
는 쪽을 택하자."

-----그의 판단이 착오였던 이유:
한국의 유승준팬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까지 그를 아
끼는데, 그가 설사 군을 마치고 나오는 3년 후라도 그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하다는 것,
그것이 그가 놓친 제일 큰 판단착오다.
그리고, 그가 중학교때부터 살아온 미국과 달리 이 나라 한
국은 강대국에 둘러쌓인 너무나 약한 나라라, 자신의
생존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을 만큼 어렵고, 그가 살던 세계
인 화려한 무대와는 달리 오늘도 전방에서는 찬 바람을 맞
으며 자신의 형제들이 고통을 감내해야만 왜놈이나 양키나
뗏놈들에게 부모와 처자식을 굴욕받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에겐 대가를 치르지 않고는 생존이란 없다.
유승준이 결정을 내리기전 차인표를 떠올렸더라면 어땠을
까?
차인표도 미국시민권이 가능했고 군입대직전 최고의 인기
가 올랐으며 약혼녀까지 생겼었다. 하지만 그 시점에서 그
는 곧바로 군입대를 해버렸다. 그는 유승준과는 달리 사람
들이 진정 사랑하는 이유가 겉모습만이 아니라 자신의 정신
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유를 읽었던 것이다.
한국에서 잠시 있다가 갈 게 아니라 계속하려면 결국 어떻
게 해야 하는가를 알고 있었다.
차인표는 최근 007영화에 007의 상대역으로 출연제의를 받
았으나 북한을 사악한 테러국가로 세계에 인식시킬 수 있
는 내용이라서 거절했다고 한다. 100만불의 출연료를 받고
세계적 배우로 부상할 수도 있는 기회를 남북의 분열을 더
조장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 거절했다고 한다.
유승준은 일견 영리하게 계산을 한 것같지만 사실은 생각
이 짧았다. 좀더 멀리 보아야 했다.
만약 그가 한국국적을 유지하고 군3년을 마치고 나왔다면,
그 선택만 했더라면, 여기서 이렇게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
의 팬들이 이렇게 이성을 잃으며 그를 변호하지 않더라도,
그가 제대하는 날 온 국민이 마음속으로 3년전의 그 아름답
던 청년을 기억하고 반겼을 것이다. 얼마든지 더 좋은 세계
진출의 계약제의도 뒤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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