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대학을 졸업하고 본의는 아니지만
어째든. 집에서 솥뚜껑 운전중인 26세의 맘 여린 소녀랍니다.
제가 이렇게 비록 배 깔고 따뜻한 방에서 글 올린다고
결코 아주 맘 편하게 생각 없이 살아서. 아니 혹은 팔자가 늘어 늘어진건 아니라면..믿어주시겠어요?
저도 한때는 아주 잘 나가는 소위 그랜져급 이었습니다.
학교 졸업도 하기 전에 여기 저기서 오라는데도 많았답니다.
근데.. 지금은 왜 이렇게 된 건지.
아무튼 세상 물정 잘 모르고 이리 저리 날뛰다 첫 직장 때려 치고 나니..첫 단추 잘못 끼워서 일까요? 입는 옷마다 영구 땡칠이 뭐 저리 가라가 되고 말았어요.
그렇다고 제가 집에만 있는 다고 전혀 할이이 없는 건 아니에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란 이 말씀입니다.
집 안 밖에서 일어나는 작건 크건 간에
시간 많은 제 손을 안 거치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집안의 경조사 참석하기.조카 방학 숙제 및 과제 지도하기.
식구들 건강 관리에서부터 욕실 막힌 하수도 뚫기까지
어떨때에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라니깐요.
근데여. 이것도 말만 그런거예요.일명 집안 식구들은 절 콜걸 정도로만 생각해요.
자기들이 필요할 때 부르면 어디서든 척척 달려와주는... 제 생활이 이해가 되세요?
제가 원래는 성격하나 어디 내 놔도 부럽지 않은 그런 성격이었거든요. 근데 요즘은 작은 일에도 참을성 없이 사사건건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그 신경질이 모두 뱃살 허릿살 허벅지살로만 붙나봐요.
제 청춘이 왜 이다지 못나게 변해버렸단 말인지..하루에 하루가 지날수록 세상이 아름다운 곳이야~~ 하는 희망보단 환갑을 훨씬 넘은 어른 마냥 만사가 귀찮고 불안하고 우울해지는지..
얼마전 구정땐 객지에 나가 사회생활 하는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놀고 있는 형편이라 그리 썩 내키진 않았지만 오랜만이니 약속장소로 갔습니다.
첨엔 여자 친구들끼리 5섯명 만났는데 한친구가 자기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하더니 우린 갑작스럽게 열명으로 불어나고 말았습니다.
세상의 반은 남자라더니. 꼭 그 짝이었습니다.
학창 시절 미팅의 설레임은 없었지만 어쩟든 우린 각자 소개를 시작했습니다.
남자들은 하나같이 반듯한 직장에 킹카들이었고 드디어 여자들쪽 소개만 남았을때였습니다.
"네 전 세모병원에 다니는 누구에여. "
" 전 세모 초등학교 교사 누구에여.."
"어머 안녕하세여 전 세모 유치원 교사 누구에여."
"전 세모병원 약사 누구에요.."
그때 까지만 해도 전 친구들이 말하는건 들리지 않았고 속으로 전 뭐라고 이야기 해야 좋을까? 전전긍긍하며 제 차례가 돌아오지 않기만을 바랬습니다.
그 때 제 친구 절 가르키며. " 이 친구는 콜센타 사장님이에요.." 이러는게 아니겠어요. 그 순간 제 얼굴은 세상에서 제일 뜨거운 용강로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현실이 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믿고 있는 친구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을줄 몰랐거든요.
당장 자리를 빠져나오고 싶었지만, 괜히 속까지 좁아 보일까봐, "
야~ 좀 좋게 얘기좀 해줘 그게 뭐야? 응"
넉살을 부리고 말았답니다.
그제서야 친구는 " 응 농담이구요.. 이 친구는 장판 디자이너에요.."
하고 또 농담을 하지 뭐에요???? 자기네끼리 웃고 난리 부르스 였어요..
전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겠다고 핑계를 대고 그길로 집으로 돌아 와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이렇게 문자 한통을 보냈습니다.
"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데... "
절 알면 얼마나 안다고 다들 그런 식으로 사람을 무시하는 건지.
인생은 어쩌피 마라톤이라던데..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 제 가슴에 상처를 남긴
그 친구를 용서 할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오늘은 저희 어머님 그러시더라구요.
" 방이나 닦어~~ " 라고 말입니다.
" 방이나 닦아 줄래? " 청소 좀 해줄래? "
명령조가 아닌 청유형 이 얼마나 부드럽고 듣기 좋단 말입니까?
우리가 아무 뜻 없이 하는 말 한마디
조금만 길게 생각해보면 가슴의 상처를 덜어 줄 수 있을텐데..
그런 의미에서 부디 이 땅의 약자의 편에 설 수 있는 공정하고 훈훈한 방송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이 몸이 묻어지내는 곳 : 경북 안동시 북문동 60번지
054/857/1516
정 효숙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데요.
정효숙
200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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