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옥
2002.04.12
조회 57
50번째 맞는 며느리의 생일을 축하해 주신다고 제가 좋아하는 인절미와 쑥을 잔뜩 뜯어 오신 어머님. 거기에 담 삼아 심으신 나무에서 양손에 많은 가시에 찔려 가면서 뜯어 오신 두릅 보따리. 7년 전. 위암 수술을 받으신 관계로 허리도 등도 굽어지신 올해 75세 되신 시어머님이시죠. 당신 자신도 거느리기 힘든 연세에도 들기름도 새로 짜서 들고 오셨습니다. 얼마나 고맙고 미안하고 죄스러운지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십리 길을 걷고 시외버스를 타고 또 지하철, 버스를 타서 거의 네시간만에 도착하셨다는 어머님. 오시자 마자 쉬지도 않으시고 짐을 다 풀어서 구석구석 정리까지 해 놓으시는 어머님이십니다. 늦은 점심을 드시고서야 이젠 피곤하니 잠시 눈을 붙이겠다며 쇼파에 누워 곤하게 잠이 드셨습니다. 저는 얼른 이불로 가만히 덮어 드렸지요. 깨시지 않게요. 무척 힘드셨나봐요. 세상모르고 코까지 골며 주무시데요. 그 모습이 얼마나 성스러운지. 머리가 숙여 집니다. 오신다고 미리 연락이라도 해 주시면 버스 터미널, 아니면 김포공황까지라도 마중을 나갔을텐데.......양손에 짐을 들고 수많은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시며 힘겹게 오셨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습니다. 친딸처럼 저를 위하고 사랑하시는 어머님. 그 어머님은 참으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우십니다. 굵어진 손마디와 상처, 그리고 검게 그을린 피부. 깊게 패인 주름살등. 늙으신 어머님의 그 모습을 저는 정말로 사랑하며 존경합니다.
고마우신 어머님께 전해드리고 싶어요. 최성수의 <당신은 사랑입니다>, 현당의 <인연>. 설운도의 <애인이 돼 주세요> 중 한 곡으로 은혜에 대신하고 싶습니다.
011ㅡ776ㅡ2951 이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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