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을 둘이서...
조현경
2002.04.14
조회 64
이틀 전,
황사비가 내리는 와중에
몹씨 급한 일이 있어 비의 와중에
시내를 쏘다녔던 적이 있어요...
봄의 비는 다른 계절의 그것과는 다르게
참 차분한 새색씨의 모습을 연상케 하잖아요?
을씨년스럽지 않고, 단정한 여학생의 단발머리처럼
하늘하늘 봄 바람을 타고 흐느끼는 빗줄기.....
온통 시야를 뺏겨 버리고 말았지요..
그 날,
바람을 동반한 비가 조금은 세차게
사람들의 옷깃을 후려쳤는데
전 하나도 추운 줄을 모르고 보냈습니다.
엷은 윈드 점퍼와 반팔 티셔츠를 걸쳤을 뿐인데도.....
전철과
버스를 갈아 타는 사이
가끔 빛 좋은 따스함이 느껴져서 가만히 생각하니
그건 바로 내게 아주 좋은 동행의 벗, 음악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봄 가뭄에 애 타는 농민들의 마음을 해갈시키는
아주 단비가
제 메마른 가슴에도 청량음료처럼 스며들었던 때문입니다.
버스를 타면 버스에서
택시는 택시대로
지하철 안에서는 음악 대신, 꽃보다 아름다운 젊은이들의
재잘거림을 원 없이 들을 수 있었거든요?
...............
물에 젖은 솜처럼 볼일을 다 보고
돌아오는 즈음,
김정호님의 '빗속을 둘이서'라는 노래가
옆에 앉은 어떤 분의 이어폰을 뚫고 마음으로 들어옵니다...
아주 오랜만에
애잔한 노래와 봄 비에 흠뻑,
마음을 적시고 돌아왔더랬어요~

딱히 사람이 아니고
숨을 쉬는 생물이 아닐지라도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은 그래서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담아 봅니다...
자신의 마음을 담아
다른 이에게 몇 배의 절실함을 주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야 말로
행복을 전하는 전도사가 아닐지...
그런 생각을 하며
비 오는 오후, 그 흐릿한 차창 사이로 울려 퍼지던
노래, '빗속을 둘이서'를 신청합니다.
노래와 함께 잊혀졌던 김정호님이
추억을 묻어 다시 살아옴을 느껴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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