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철쭉이 초록 산에
점점이 시선을 끌어 모으고
평화롭게 엎드려 있는 집집 마다에는
과실수가 경쟁을 하듯 꽃을 피워냅니다.
주인을 잃은 빈 집, 장독대 곁에 선 복숭아 나무를
어린 다람쥐 한마리가 부지런히 오르락 내리락 하구요..
그뿐인가요?
어둠이 내리기 무섭게 울어대는 개구리들은
지칠 줄 모르고 평화로운 밤을 노래합니다..
어제 마음에 담아 온
시골의 풍경이예요.
시골에서 십년을 훨씬 넘게 보낸 저인데도
스스로 놀란 사실이 두가지가 있네요.
하나는 다람쥐의 몸체가 그토록 자그마하다는 것,
너구리며 고라니, 산짐승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
함석지붕을 뒤덮은 커다란 돌배나무도 놀라움으로 다가옵니다..^^
갓 튀겨낸 팝콘처럼 몽실몽실한 배꽃이
지붕을 덮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봤을 때
그저 감탄사 밖에 아무런 표현이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처럼 시골의 꽃도
소박하고 그 빛이 눈에 띄게 화려하진 않구나..라는~
제 고향에서는 별 볼 수 없었던 연분홍 철쭉과
가족 단위로 무리져 피어난 싸리꽃, 노랑 혹은 흰 빛깔로
길가를 장식하고 선 냉이꽃.......
특히 냉이꽃은 자세히 들여다 보니
네개의 꽃잎과 앙징맞은 꽃술하며 궁색한 대로
갖출 것 다 갖춘 모습이 참 다정했지요..^^
강을 끼고 사는 사람들은
마음이 훤히 내비치는 물 만큼이나 맑다는 생각을 했어요, 종종....
큼직큼직한 다슬기의 생김새를 그 맑은 물 덕에
오래도록 관찰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수확이네요..
꺽치랑 모래무지, 어름치 따위의 일급수 물고기들이
아직 터를 지키고 사는 강원도,
다섯 시간이 넘게 차를 달려 간 보람이 있었지요.
.
그런 생각을 했어요.
빗발이 들이치는 차창에 앉아
돈 내고 일부러 고생하면서 꽃구경 다니는 사람들에 비해
난 행복한건가??? 하는...
아름답거나
경이로운 것을 목격했을 때
그것을 어떤 문장으로 묘사할까..? 나도 모르게
궁리와 고심을 하곤 했는데
이번만은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무심에 빠졌다 왔습니다.
내 유년에도 강이 있었더라면...하는 생각과
그랬더라면 아마 지금보다 더 풍성하고 길이 끊이지 않는
강줄기같은 추억을 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쓸데 없는 부러움 하나 얹어 보았습니다.
저, 너구리도 보았답니다.^^
아주 못생겼더라구요.. 시아버님께서 덫을 놓아 잡은건데
그녀석들이 그리도 밭작물을 몸살나게 한다는군요.
덫에 걸린 뒤 어찌나 몸부림을 했던지 얼굴도 상처 투성이인 그녀석,
결국엔 제풀에 지쳤는지 사람들이 다가가도
살며시 눈만 떴다가 감기를 반복하더군요.
아마 제 운명을 스스로 감지라도 한 것처럼...
몇 번을 불쌍하다고 되뇌이다가
결국엔 시어머님께 된통 혼났지요.
넌 죽도록 농사짓는 시어미가 불쌍하냐, 야금야금 농사 망치는
저것들이 불쌍하냐... 이러시면서
마구 혼내시는 겁니다.. (그래도 불쌍한걸요..)
그나저나 야생동물 그렇게 잡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쵸?/
비가 오네요.
덕분에 시골분들, 한시름 놓고
막걸리 한잔에 부추전을 곁들이게 생겼습니다..
밤의 강에 오래 있다 온 덕에
감기는 더하지만
그래도 맘만은 개운하네요~
그 찬 강물에 손을 씻고 얼굴도,
마음까지 여실히 헹구고 온 기분입니다.
쓸데 없이 긴 글이 되었네요.
여러님들께 강물에 찰랑이는 고향냄새를 전해드리고픈 셈이었는데...
이 비에
고추모종이랑 옥수수랑 이만큼 키가 자라겠지요??
신청곡 띄웁니다.
현이와 덕이..'나 너 좋아해 너 나 좋아해'
송골매.......'모두 다 사랑하리'
인천 부평구 청천2동 302-56 대경빌라트 403동 3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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