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를 그날따라 사람들로 넘쳐나는 명동에서 만났습니다.
맨날 집에서 뒹굴다가 갑자기 사람많은 곳에서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자니 몸도 안 약하면서 민망하게 어지럽더군요
백수라 시간많은 것도 서러운데 왜 제시간에 안오고 이렇게 기다리게 만드나...친구가 원망스럽기까지 하더군요
같이 졸업했는데 먼저 직장을 다니기 시작한 친구는 이제 갓 두달이 지났을 뿐인데 어엿한 사회인 티가 나더군요
정장차림에 실크스카프까지 두르고...전 그냥 청바지에 티셔츠차림이었죠 '옷좀 신경써서 입고 나올걸 그랬나?;하는 생각도 들고.. 자꾸만 제가 초라해 보이고 어깨가 움츠러 드는것 같아서 오히려 더 크게 웃고 "오랜만에 만났는데, 언니야가 오늘 맛있는 거 사줄게"하면서 호기를 부려보고 싶었나 봅니다.
평소라면 엄두도 못낼 모 패밀리 레스토랑에 겁도 없이 들어가서는 정말 원없이 으리으리한 식사를 했더랬습니다.
비싼만큼 서비스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맛있고 하여간에 처음으로 그렇게 좋은 식당에서 맘껏 사치스럽게 식사를 한 전 그때까지만해도 기분이 썩 좋았습니다. 계산을 하기 전까지 말이죠...그랬는데....
그 레스토랑은 카운터가 아니라 앉은 자리에서 계산을 하게되어있더군요 비쌀거라고 예상은 했었지만...음식가격에 10% 팁이 붙고 어쩌고 하니깐 아글쎄! 6만원이 훌쩍 뛰어넘는것 아니겠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카드로 결제를 하고 휘청하는 발걸음으로 가게문을 나서는데..."잘 먹었어~~"하는 친구의 인사가 어찌나 얄밉던지..
잠시 마음이 무거웠지만 잘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곱다는 말이 생각나서 한번 웃고, 주머니속으로 그와중에도 레스토랑에서 집어온 설탕봉지를 슬쩍 만지면서 제 아줌아근성에 한번 웃고 하다보니깐 에라~~~이왕 먹은거 어쩌리...하게 되었습니다.
백수가 집에서 또 어떤 아양을 떨어서 엄마한테 돈을 타낼 것인지 정말 관건입니다....
쥐뿔도 없는게 자존심만 살아가지고..라고 속으로 욕하지 마십시오..백수가 자존심마저 없다면 그 구질구질한 모습이 더 추한것 아닙니까?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만...아뭏튼 그날 그렇게 객기를 부린게 잘했다는 건 아닙니다...사실 분수에 안 맞는일을 한거죠...그런 식으로 자존심을 세울수 있는게 아닌데...유치하게^^
후회하고 있습니다...주위사람들 걱정시키는것도 미안하고..
어서 빨리 제자리를 찾아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맘껏 잘해주고 싶은데...
친구들 앞에서건 어디서건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할때,비싼 식당에서 한턱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것! 이것이 이번 사건의 교훈이었습니다.
신청곡 김수철의 "정신차려 이 칭구야!!"농담이구여~~
박경림의 착각의 늪 입니당~~~^^꼭 틀어주세요 제가 착각의 늪에서 빠져나올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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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수유2동 벽산 아파트 11-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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