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푸던 주걱이 부끄럽사옵니다.....
어은하
2002.05.23
조회 44
유영재씨. 오늘은 저희 결혼 9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남편은 하루 휴가를 받았구요. 그리하여 평소 딸아이와 함께 가서는 도저히 탈 수 없는 아슬아슬한 놀이기구들을 신나게 타보리라 마음을 먹고 용인의 에버랜드를 갔지요ㅡ 개장하자마자 들이 닥쳐서 180도 회전을 하는 기구를 타기 시작했지요. 그러나 어찌 하오리까! 세 번째 도전장을 내민 일명 바이킹이라는 놀이기구에서 저는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멀미가 나구요, 눈 앞이 흐려지구요, 손과 발이 벌벌 떨리더군요. 기다시피 놀이공원을 빠져나와 집으로 왔습니다. 망가진 속을 달래줄 밥을 막 해가지구 주걱을 들고 밥을 푸려는 순간 우체부 아저씨가 저를 부르며 선물을, 아, 선물을 주는거에요. 너무 감사하옵니다. 오늘 저희 결혼 기념일인 것을 아셨을까요? 감사, 감사하옵니다. 참고로 삼십 하고도 다섯이상의 연배이신 분들, 놀이 공원에 가서 절대 도전하지 마세요. 후회합니다. (한 말씀 더. 저희 남편은 그깟 놀이기구를 시시하다고 하는 전투기 조종사입니다. 저 오늘 가루 비누 앞에서 거품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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